오세훈·김문수 여의도 찾아 눈도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자서전 북콘서트에 현역 국회의원 16명이 자리를 지키며 굳건한 친한동훈(친한)계의 모습을 과시했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선고가 임박했다는 관측 속 국민의힘 잠룡 주자들이 활동을 본격화하면서 현역 의원들의 향방도 주목받고 있다.
5일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에서 열린 한 전 대표의 자서전 ‘국민이 먼저입니다’ 북콘서트에는 4선 김태호(경남 양산을) 의원과 재선 박정하(강원 원주갑)·배현진(서울 송파을) 의원, 초선 고동진(비례)·곽규택(부산 서동구)·김건(비례)·김상욱(울산 남갑)·김소희(비례)·김예지(비례)·박정훈(서울 송파갑)·안상훈(비례)·우재준(대구 북갑)·정성국(부산 부산진갑)·정연욱(부산 수영)·진종오(비례)·한지아(비례) 의원이 참석했다.
가장 눈에 띈 인물은 비주류 중진인 김태호 의원이다. 김 의원은 12·3 비상계엄 여파 속에 치러진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의 지원사격을 받았다. 북콘서트 현장에서는 현역 의원 소개 순서가 생략됐지만, 참석자 중 최다선인 김 의원만 호명되며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한 전 대표도 이날 “저희가 잘 하겠다. 국민의 용병”이라며 정치인들을 가리킬 때 “이 자리에 김태호 선배도 계신다”고 소개했다.
이 외 참석자 대부분은 ‘한동훈 지도부’에서 인연을 맺은 의원들이 다수였다. 당대표 비서실장을 맡았던 박정하 의원, 조직부총장을 지낸 정성국 의원, 수석대변인이었던 곽규택·한지아 의원, 청년최고위원 출신의 진종오 의원 등이다. 지명직 최고위원이었던 김종혁 경기 고양시병 당협위원장도 자리를 지켰다. 한 전 대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 산업 육성을 강조할 때 “고동진 의원이 법안을 내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서 고동진 의원만 쳐다보고 있지 않냐”며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영입인재였던 고 의원을 언급하기도 했다.
친한계는 대권주자 가운데 현재 가장 많은 원내 계파를 구성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압도적인 1강 구도가 진행 중인 데 더해, 지도부의 ‘조기대선 공개 언급 자제령’으로 대다수 의원들이 관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심화한 당내 주류와 갈등으로 원내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김종혁 위원장은 6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나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국회 행사 때보다는 현역 참석자 수가 적었다’는 진행자의 말에 “두 분은 당의 공식 행사에 모셨고, 국회 안에서 했기 떄문에 국회의원들이 가기도 굉장히 쉽고 부담이 없다”며 “한 전 대표의 경우는 행사를 홍대입구에서 한 데다 상임위가 열리는 날이었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가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잠룡들의 ‘세 몰이’는 앞으로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오 서울시장이 지난달 12일 국회에서 서울시·서울연구원 주최로 개최한 ‘87체제 극복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에는 현역 의원 48명이 참석했다. 김 장관이 기조연설자로 나선 나경원 의원과 국회 연구모임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등이 주최로 개최된 ‘2030·장년 모두 윈윈(Win-Win)하는 노동개혁 대토론회’에는 57명이 참석했다.
오는 11일에는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주도로 개최하는 ‘핵 잠재력 확보를 위한 한미 안보협력 전락’ 국회무궁화포럼 토론회에 오 시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이날 토론회에도 다수의 의원들이 찾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주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