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방어 ‘윤활유’ 수출가격 하락 중
전기차 화재 방지로 인기 많아진 윤활유
글로벌 윤활유 증설 흐름까지…정유사 한숨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지난해 정유 업계 실적을 견인했던 ‘윤활유’ 수출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계속되는 불황 속에서 정유사들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윤활유로 그나마 실적을 견인해왔다. 그러나 약 4년 만에 윤활유 가격이 120달러대로 내려앉으면서 윤활유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찾아왔던 정유사들 고민도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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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한국석유공사] |
3일 한국석유공사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윤활유 수출 단가는 배럴당 123달러로 나타났다. 2023년 6월까지만 해도 배럴당 170달러까지 올랐던 윤활유 지난해 배럴당 130~150달러 사이에서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배럴당 121달러로 추락해 현재까지 이 구간에서 머무르고 있다. 윤활유 수출 가격이 120달러대까지 내려간 건 지난 2021년 3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2022~2024년 당시 윤활유 가격이 오른 가장 큰 요인은 유가 하락이었다. 윤활유는 정유 공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다. 이 때문에 유가가 내려가면 정유사들도 경유 생산을 줄이고, 자연스레 윤활유 생산도 줄어들어 ‘공급 부족’ 상태가 된다.
여기에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까지 겹치면서 수급이 더욱 불안정해진 영향도 있었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당시 수급이 타이트해서 전체적으로 가격이 높아졌다가 이제 정상화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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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문제는 최근 정유사들 사이에서 윤활유가 그나마 실적을 견인하는 ‘효자 상품’이라는 점이다. 윤활유는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원료로 만드는데,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고 수익성이 높다는 강점이 있다.
이 덕분에 저유가에 따른 불황 속에서도 국내 정유 4사는 모두 윤활유 부문에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각사 윤활유 부문 영업이익율은 ▷GS칼텍스 25.4%(4845억원) ▷에쓰오일(S-OIL) 18.2%(5712억원) ▷SK이노베이션 16.2%(6867억원) ▷HD현대오일뱅크 12.5%(1681억원)이었다.
GS칼텍스의 경우 정유 부분 영업손실 186억원을 윤활유로 메꿨다. SK이노베이션과 HD현대오일뱅크도 각각 4611억원, 956억원이었던 정유 부문 영업이익을 윤활유가 넘어섰다.
이 때문에 정유사들은 경쟁적으로 윤활유 부문 제품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윤활유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성상 전기차용 ‘액침냉각’ 기술에도 적합하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 냉각유에 전기차 배터리 등을 넣어 화재를 방지하는 목적이다. 이밖에 데이터센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도 활용 범위가 크다.
일각에선 머지 않아 윤활유도 ‘공급 과잉’ 국면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기차를 필두로 윤활유 관련 제품 수요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윤활유 증설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면서다.
미국 에너지 대기업 엑손모빌(ExxonMobile)은 올해 완공을 목표로 세계 최대 규모 윤활유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인도 에너지 회사 Chennai Petroleum Corporatio(CPCL) 역시 최근 윤활유 생산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최종 투자 승인만 앞두고 있다.
정유 업계에선 아직까진 가격 동향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윤활유 수출 단가 하락에 따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는 않았다”면서도 “가격 추세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