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상 아빠 외삼촌 “호적에 나가 달라”
생모는 외면, 생부는 누군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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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엄마의 불륜으로 태어나 부모가 아닌 외삼촌 호적을 따르던 40대 여성의 기구한 사연이 전해졌다. 가족관계등록부에서 나가달라는 외삼촌의 부탁을 받은 여성은 차라리 미국처럼 남편 성을 따르고 싶다고 호소했다.
지난 2일 JTBC ‘사건반장’이 소개한 한 사연에서 40대 여성 A 씨는 외조부모 밑에서 컸지만 호적은 외삼촌 밑으로 돼있었다고 했다.
A씨의 어린 시절 20대 초반이었던 엄마는 ‘너 때문에 내 인생 망쳤다’는 말을 하기 일쑤였다고 한다.
A씨는 “집은 너무 지저분했고 먹을 것도 없었다”며 “어느 날 (엄마가)손 잡고 어딜 가자길래 갔더니 외조부모가 계신 외갓집이었다”고 회상했다.
그 이후 A씨는 엄마 얼굴을 몇십년간 보지 못하고 외조부모와 살게 됐다. 그는 나중에서야 엄마가 스무살 때 유부남과 사이에서 홀로 자신을 낳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친부모 중 누구의 가족관계등록부에도 못 들어갔고, 큰 외삼촌이 여동생 앞길 막히면 안 된다고 나를 자신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올렸다”고 했다. 외할머니는 시장에서 채소를 팔고, 외할아버지는 고물과 폐지를 주우면서 어렵게 A 씨를 키웠다.
명절 때나 얼굴을 보던 외삼촌, 외숙모는 A씨에게 ‘너희 엄마처럼 살면 안 된다’, ‘너 때문에 할머니, 할아버지 힘들다. 고등학교 마치면 숙식 가능한 공장으로 들어가라’ 등 훈계하곤 했다.
그러던 중 15년 전쯤 외조부모 마저 세상을 떠나면서 A씨는 더욱 외로운 처지가 됐다. A씨 생모는 부모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남편을 만난 A씨는 유일한 피붙이였던 외삼촌과도 왕래가 거의 끊겼다.
A씨는 “상견례를 할 때나 결혼식 때 와주면 안 되냐고 부탁했지만, 외삼촌이 ‘우리 딸도 결혼 안 했는데 내가 어떻게 남의 부모 시늉을 하냐’며 단호하게 거절했다”며 “결혼식 와서 축하라도 해줄 수 있는 건데, 결혼식에도 안 왔다”고 했다.
최근 A씨에게 뜻밖의 난관이 닥쳤다. 10년 만에 외삼촌에게 전화가 온 것이다. A씨는 “가족관계등록부에서 나가달라고 하더라”라며 “외삼촌이 저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호적에서 빠지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A 씨는 구청에 “부모 자식 관계가 아니다”라고 밝힌 뒤 40년 만에 엄마와 만났다. 그러나 엄마는 “난 재혼해서 어린아이가 셋이나 있다. 남편과 애들은 내 과거를 모른다. 앞으로도 알게 하고 싶지 않다”면서 “미안하지만 계속 모르는 사람처럼 지내자. 나 죽어도 찾아오지 말라”고 쌀쌀맞게 대했다.
A 씨는 “외삼촌의 가족관계등록부에서 나오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거냐. 차라리 미국처럼 남편 성이라도 따르고 싶다”고 호소했다.
변호사들은 친모가 살아 있기 때문에 친모와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며 연락을 끊더라도 친모와 친족 관계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므로 사망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상속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