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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과세 방식에는 피상속인이 남긴 유산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매기는 유산세 방식과 상속인들이 각자 취득한 상속재산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매기는 유산취득세 방식이 있다. 피상속인이 남긴 유산이 20억원, 상속인이 2명인 경우 유산세 방식은 20억원을 기준으로 먼저 상속세를 산정한 후 이를 상속인에게 반씩 나누어 과세하고, 유산취득세 방식은 유산 20억원을 먼저 상속인들에게 10억원씩 나눈 후 상속인별로 10억원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과세한다. 우리나라는 1950년부터 유산세 방식을 적용해 왔는데, 기획재정부는 2025년 3월에 유산취득세 방식 도입 방안을 발표하였다.
유산취득세 방식은 상속인별로 물려받은 재산을 기준으로 과세하므로 능력에 따른 부담 원칙에 부합하고, 재산을 받는 수증자에게 과세하는 증여세 과세와의 정합성도 높일 수 있다. 상속세를 도입한 대부분의 국가가 유산취득세 방식을 시행하는 이유다. 특히 유산세 방식에서는 상속인 아닌 자에 대한 사전증여가액이 상속세 가액에 합산되므로 피상속인이 생전에 사실혼 관계자에게 증여한 가액에 대해 본처에게 상속세가 과세되기도 한다. 유산취득세 방식에서는 이러한 불합리한 경우가 생기지 않는다.
유산취득세 방식이 유산세 방식보다 이론적으로 바람직하다는 데에는 별 이견이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몇 가지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유산취득세 방식의 도입에 소극적이다.
첫째, 유산취득세 방식을 시행하면 상속세를 회피하기 위해 허위 분할이나 위장분할이 증가한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를 실시한 지 오래되어 차명계좌 및 부동산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고, 국세통합시스템 등 과세 기반을 확충함으로써 허위 분할이나 위장분할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갖추고 있다.
둘째, 저출산이 일반화되어 유산세 방식과 유산취득세 방식의 차이가 크지 않으므로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없다는 주장이 있다. 자녀를 많이 낳던 시절과 비교하여 유산세 방식과 유산취득세 방식의 차이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자녀를 1명만 낳으면 유산세 방식과 유산취득세 방식은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저출산 극복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이므로 다자녀에 유리한 유산취득세 방식으로의 전환은 국가정책에도 부합한다.
셋째, 유산취득세 방식을 도입하면 조세수입이 감소한다는 우려가 있다.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한다고 해서 반드시 세수가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세수 중립성을 유지하면서 유산취득세 방식을 도입할 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 상속세가 증가하는 납세자가 생기므로 유산취득세 방식의 도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국민의 정책 수용도를 높이려면 개별 상속인들의 상속세가 증가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므로 어느 정도의 세수 감소는 불가피하다.
조세수입이 감소한다는 점을 내세워 유산취득세 방식을 ‘감세 프레임’에 가두는 것은 온당치 않다. 유산취득세 방식은 어디까지나 상속세 과세체계를 합리화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도입과정에서 일부 세수의 감소가 뒤따른다고 하더라도 이는 상속세 과세체계를 합리화하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이다. 유산세 방식을 시행한 지 70여 년이 지나는 동안 상속세 과세환경과 납세자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으므로 더 공평한 과세 방식인 유산취득세 방식의 도입이 필요하다.
이중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