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로 발길 끊긴 전통시장 “2차 지원금만 기다려요” [르포]

덤 주고, 가격 깎고…손님 모시기 안간힘
“1차 소비쿠폰 매출 2배 효과…2차 기대”


지난 2일 찾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전통시장 한 가게에 민생지원 소비쿠폰 사용 안내 팻말이 걸렸다. 박연수 기자


[헤럴드경제=박연수·강승연 기자] “지금부터 1시간만 8000원에 팝니다”, “4개 아닌 5개에 1만원!”

지난 2일 찾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전통시장은 상인들의 호객 소리가 가득했다. 상인들은 가게 앞까지 나와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물건이 팔리지 않자, 일부 가게에선 박스 가격표에 적힌 수량보다 많이 담아준다고 말했다. 기존 가격에 엑스자(X)를 긋고, 더 낮은 가격으로 수정한 가격표도 보였다.

장기화된 폭염과 가뭄으로 농수산물 가격이 치솟는 ‘히트플레이션(Heatflation)’이 전통시장을 덮쳤다. 오른 원가 탓에 물건을 많이 팔아도 남는 게 거의 없다는 하소연도 들렸다.

시장 상인 김정희(75) 씨는 “강원도 인제산 배추를 판매하는데 최근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가뭄으로 판매할 수 있는 물량이 줄어 다른 농산물을 많이 팔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 과일가게 사장은 “포도를 제외한 과일 전부 비싸졌다”고 전했다.

과일에서 채소로 품목을 바꾼 상인도 있었다. 시장에서 30년째 장사하고 있는 정현무(60) 씨는 “5년 전까지 과일을 팔았다”면서 “과일 가격이 올라 마진이 줄어 고구마 장사로 바꿨다”고 했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폭염과 폭우 여파로 농축수산물은 4.8% 올라 13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복숭아(28.5%), 배추(51.6%), 파프리카(52.1%), 시금치(50.7%) 등 모두 지난 7월에 비해 크게 올랐다.

시장 상인들은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2차 소비쿠폰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1차 소비쿠폰 지급 당시 매출이 뛰며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최성열(60) 씨는 “소비쿠폰 지급 첫 일주일간 매출이 20% 늘었다”며 “추석 전에 2차 소비쿠폰이 나와 더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소비쿠폰이 지급되면 추석 제사상에 올라갈 과일 수를 늘리거나, 품질 좋은 과일을 들여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채연구팀장은 “2차 소비쿠폰 지급으로 전통시장도 단기간 매출 상승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다만 일시적인 소비 부양이 아닌 장기적으로 소비가 이어질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서울 청량리 전통시장의 한 과일 가게에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박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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