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간 중복 제재·비효율 우려
“책임소재 명확해야 혼선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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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조직개편을 통해 금융위원회의 해체를 사실상 결정했다. 정부는 7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을 재정경제부로 이관하고, 남은 금융감독 기능을 금융감독위원회로 개편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사진은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내 금융위원회 모습.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서지연·박성준 기자] 금융당국이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를 중심 축으로 두고 금감위 산하에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두는 방식으로 쪼개지면서 당장 금융사들은 4개의 당국 기관의 관리 하에 놓이게 됐다. 기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체제에서 당국이 한층 세분화 돼 금융권 내에서는 중복 제재와 정책 비효율이 동시에 생겨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같은 사안을 4개 당국에 찾아가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해 ‘옥상옥’ 행정에 시달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7일 고위당정협의에서 금융감독체계 개편 관련 내용이 담긴 정부 조직개편안을 확정했다. 금융위원회의 국내 금융정책 부문을 기획재정부에서 예산 기능을 떼어낸 재정경제부로 이관하고, 금융회사 감독 업무를 담당할 금융감독위원회를 신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2008년 출범한 금융위원회 체제는 17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금감위 산하 금감원은 존치하되 금감원 내 금융소비자보호처는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격상해 분리된다. 금감원 주 업무인 금융사 건전성 감독과 함께 금융소비자 보호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하지만 과거 금감위 체재를 경험했던 금융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부터 나온다. 당시에도 금융정책국 간 업무 분담을 두고 혼선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금소원까지 추가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도 금융위와 금감원의 엇박자로 혼란일 때가 많았는데, 4개의 감독기관 간 이견으로 비효율적인 탁상행정이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감독 기구 내에서도 각 기구 별 기능을 명확히 분리하는 데 당분간 업무 혼선과 효율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금감위 산하에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도 별도로 두기로 해 금융소비자위원회와 금소원 간 업무 분담과 시너지도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정부가 금소원에 각종 검사나 제재권을 부여할 가능성도 시사하면서 금감원과 금소원의 권한을 둔 다툼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을 담당하는 금소원에 검사 기능까지 부여한다면 금감원보다 권력이 세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라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업무 분리를 할지 나온 게 없어 금융사들도 혼란스러운 상태”라고 토로했다. 이어 “시장 안정과 소비자 보호라는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각 기관 간 협력 체계와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보완 장치가 반드시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권별로 산적해 있는 현안이 밀리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종 개편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조직법 외에 금융위원회 설치법·은행법 등 다수 법률을 함께 개정해야 한다. 일각에선 야당의 반발 속에 개정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 법 개정에만 1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처리가 시급한 과제가 얽혀있는 금융사들은 동력을 잃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재도 금융감독 체제 개편이 예정되자 현안 처리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홍콩ELS 과징금이나 배드뱅크 등 처리되지 않은 과제들이 기한 내로 진행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장 수수료 체계 개편, 회계제도 등 파급효과가 큰 시급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4곳으로 나눠진 조직이 언제부터 정상 가동될지, 각각 어떤 입장을 견지할지 알 수 없어 우려가 크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