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신성 분석해 ‘감속 단계’ 결론 도출
노벨 물리학상 근거 기존 이론 뒤집어
우주론 패러다임 근본적인 전환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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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a형 초신성과 동일한 1604년 우리은하에서 폭발한 케플러 초신성의 현재 모습 [NAS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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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학교 은하진화연구센터 연구진. 정철(왼쪽부터) 연구교수, 이영욱 교수, 손준혁 연구원, 조혜전 연구교수, 박승현 연구원 [연세대학교 제공] |
“우주는 가속 팽창하지 않고, 오히려 감속 팽창하고 있다.”
국내 천문학자들이 우주가 더 빠르게 팽창한다는 기존 이론을 반박하고 오히려 감속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는 2011년 노벨물리학상 수상 근거인 ‘우주의 가속 팽창 및 우주상수 이론’을 뒤집는 획기적 결과로 평가된다.
연세대는 이영욱 천문우주학과·은하진화연구센터 교수 연구팀이 초신성 관측·분석을 통해 현재 우주가 더 이상 가속팽창하지 않고 감속 팽창하는 단계에 들어왔다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천문학 분야 국제 학술지 ‘영국 왕립천문학회지’에 이날 발표했다.
우주를 설명하는 표준 우주모형에 따르면 우주는 ▷암흑에너지 68.3% ▷암흑물질 26.8% ▷물질 4.9%로 구성됐다. 암흑에너지는 빅뱅 이후 우주를 팽창시키는 원동력으로, 암흑물질은 천체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개념이지만 정체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1998년 이후 천문학계는 우주가 우주상수(진공에너지) 형태의 암흑에너지에 의해 점점 더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고 봤다. 이는 우주 연구의 표준처럼 사용된 ‘la형 초신성’의 밝기를 이용해 먼 은하들까지의 거리를 측정한 연구에서 비롯된 결과로, 2011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의 결정적 근거가 됐다.
연구팀은 Ia형 초신성이 폭발을 일으킨 항성의 나이에 강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새로운 증거를 발견했다. 광도 표준화 이후에도 젊은 항성에서 발생한 초신성은 상대적으로 어둡고, 나이 든 항성에서 발생한 초신성은 더 밝게 나타나는 현상을 발견한 것. 초신성이 폭발한 은하 약 300개를 분석한 결과로 통계적 신뢰도는 5.5시그마(99.9999999%)에 달했다.
연구팀이 이 효과를 반영해 초신성 데이터를 보정하자, 암흑에너지가 우주상수의 형태로 존재하는 기존 표준우주모형과 더 이상 일치하지 않았다. 대신 2021년 시작된 초대형 국제 프로젝트인 암흑에너지분광장비(DESI) 연구팀이 제시한 이론에 따라 점차 줄어드는 암흑에너지 모델에 훨씬 더 잘 부합했다.
수정된 초신성 데이터를 바리온음향진동 및 우주배경복사 관측과 결합해 분석한 결과, 표준우주모형은 9시그마 이상의 압도적인 통계적 유의성으로 배제됐다. 이는 DESI 프로젝트의 2.8-4시그마 수준보다 훨씬 더 명확한 결과로, 현재 우주가 더 이상 가속 팽창하지 않고 이미 감속 팽창 단계에 진입했음을 뒷받침한다.
이영욱 교수는 “우리는 수정된 초신성 자료를 통해 현재 우주가 이미 감속 팽창 단계에 들어섰음을 확인했다”며 “이 결과는 바리온음향진동 단독 분석이나 바리온음향진동과 우주배경복사를 합친 분석에서 예측된 결과와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보다 직접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전체 적색편이 구간에서 동일한 나이를 가진 젊은 은하만을 이용한 ‘광도 진화 없는(evolution-free)’ 우주론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이미 1차 결과는 이번 연구의 결론을 지지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연세대 은하진화연구센터의 손준혁 박사과정생과 정철 연구교수는 “앞으로 5년 이내 LSST 탐사망원경이 발견할 약 2만 개의 새로운 초신성 호스트 은하의 나이 측정이 이뤄지면, 지금보다 훨씬 정밀한 초신성 기반 우주론 연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 결과가 향후 추가 검증을 통해 확정된다면, 1998년 암흑에너지 발견 이후 27년 만에 우주론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암흑에너지의 정체, 허블 텐션, 그리고 우주의 팽창 역사와 운명을 밝히는 연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구본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