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도 이어 아시아 3대 수장 모두 현지인
정의선 회장·무뇨스 사장 체제, ‘현지의 문법’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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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펑강(왼쪽부터) 베이징현대 신임 총경리와 시메기 토시유키 일본법인장(사장), 다룬 가르드 신임 인도법인장(CEO). 시메기 사장은 올해초부터 사업을 맡아왔고, 리 신임총경리와 가르드 신임법인장은 내년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사진=업계, 현대차, 본인 링크드인]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현대자동차가 내년도부터 중국 사업을 이끌 새로운 법인장(총경리)으로 리펑강 FAW-아우디 부총경리를 선임했다. 베이징현대 설립 23년 만의 첫 현지인 수장이다.
현대차는 앞서 일본 법인에 시메기 토시유키 사장을 앉히고, 인도 법인장도 타룬 가르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내정한 바 있다. 주요 해외 거점에서 현지인 법인장 선임으로 현지 차별화 전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포석이다.
11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그룹의 합작사 베이징현대(BHMC)는 지난 10일 리펑강 총경리를 임명했다. 향후 그는 생산·판매·기획 등 중국 사업 전반을 총괄하게 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관례를 깬 이례적 케이스라고 평가한다. 현대차와 베이징차가 5대5 지분의 합작법인 구조로 설립된 베이징현대는 총경리는 현대차, 부총경리는 베이징차가 각각 임명해왔다. 그동안 총경리에는 한국인이 선임돼 온 것이다.
1980년생인 리 총경리는 칭화대에서 기계설계·자동차를 전공했으며 2003년부터는 FAW-폭스바겐에서 커리어를 쌓아왔다. 판매사업부 등 현장 영업·채널 운영 라인을 두루 거치며 지역별 수요 관리, 가격·인센티브 설계, 딜러 네트워크 재편을 거친 중국 로컬 시장 ‘문법’에 정통한 인재라는 평가다. 또한 합작구조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브랜드-딜러-플랫폼(디지털 리테일)을 잇는 실행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이로써 아시아 핵심 3대 시장(일본·인도·중국)에서 모두 현지인 톱 매니지먼트를 전면 배치하게 됐다.
현대모빌리티재팬은 올해 초 포르쉐 재팬 대표 출신의 시메기 토시유키 사장을 선임했다. 일본 내 브랜딩·판매 전략을 전면 개편하고, 전동화 중심으로 현지 공략을 재편하기 위한 인사로 평가된다. 인도 법인에서도 내년 1월 1일부로 타룬 가르그 신임 법인장이 공식 취임한다. 현대차 인도 진출 29년 만의 첫 인도인 최고경영자(CEO)로 지난 2019년 현대차 인도법인에 합류한 만큼 현대차의 철학에도 익숙한 인물이란 평가다.
일본은 미국·유럽에 이은 글로벌 3대 완성차 격전지로 분류된다. 인도는 글로벌 생산허브로 위상이 급부상하는 지역이며, 중국은 13억 인구의 초대형 내수시장을 가진 곳이다. 세 시장 모두 생산과 소비 양 측면의 전략적 가치가 막대해 ‘현지인 3톱 체제 구축’ 또한 이같은 중요성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이번 인사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체제에서 강화되는 글로벌 전략의 연장선으로 보기도 한다. 시장별 고객·규제·유통 생태계를 가장 잘 아는 인물을 전면에 세워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브랜드에 ‘현지 특화 문법’을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유럽 등지에서 관세·환경 규제가 강화되며 완성차 업계의 대외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업체들은 신규 투자처와 성장축 다변화에 고심해왔다”라면서 “현대차의 일련의 인사와 투자 계획은 이러한 맥락에서 현지화 드라이브를 통한 실행력 제고차원”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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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메기 토시유키(왼쪽부터) 현대차일본법인 법인장과 정유석 현대자동차 부사장이 디 올 뉴 넥쏘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
시메기 사장 체제가 본격화된 일본에서는 전기차 라인업과 마케팅 정교화가 진행되며 판매 추세가 개선되고 있다. 올해 현대차의 일본 주력 모델인 인스터(캐스퍼 일렉트릭)는 1~8월 누적 648대로 전년 연간(618대)을 이미 넘어섰다. 절대 규모는 아직 작지만 상승 곡선이 뚜렷하다.
내년부터는 수소차(연료전지차) 사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최근 재팬모빌리티엑스포에서 차세대 수소전기차 ‘더 올 뉴 넥쏘(The All New NEXO)’를 공개하며 일본 시장 재진입 후 첫 수소차 출시를 예고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도가 각각 2030년까지 수소차 1만 대 보급 목표를 세우며 관련 인프라를 확충 중인 점을 고려한 행보다. 시메기 사장은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 가진 인터뷰에서 “도쿄도를 중심으로 오는 2030년까지 수소차 1만대 보급 목표가 추진되고 있고, 관련 보조금과 규제 완화 논의가 진전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중국에서도 현지화 전략이 속도를 낸다. 리 총경리가 부임하는 중국에서는 현지 전략형 전기차 ‘일렉시오(Elexio)’ 판매 확대가 주된 전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선 상장을 순탄하게 마친 인도 법인은 총 4500억 루피(약 5조원) 투자 계획 아래 R&D·공장 증설·충전 인프라에 자원을 배분하면서 전동화와 현지 공급망 고도화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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