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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급격한 불확실성 확대로 흔들린 한국경제가 1년 만에 소비·수출 중심의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계엄 직후 심리·실물·금융 전반이 동시다발적으로 냉각되며 올해 1분기 실질 성장률이 0%까지 떨어졌지만, 반도체 업황 개선과 관광 회복, 정책 대응 등이 결합되면서 점진적 안정세가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7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 4일 발행한 ‘비상계엄 해제 1년 후 경제 상황 점검’에 따르면, 2024년 12월 계엄 선포는 경제 주체들의 심리에 즉각적인 충격을 주며 실물지표 전반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보고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확대되면서 국내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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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예산정책처 제공] |
비상계엄의 충격은 먼저 심리지표에 투영됐다. 소비자심리지수는 2024년 11월 100.7에서 12월 88.2로 12.5포인트 급락하며 연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기업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업황실적 BSI(전산업)도 같은 기간 5포인트 하락했다. 외국인 방한 관광객 역시 2024년 11월 114만명에서 2025년 2월 83만명으로 줄었다.
심리 냉각은 실물경제에도 시차를 두고 반영됐다. 계엄 발생 한 달 뒤인 2025년 1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6% 감소했고 소매판매는 -0.6%, 건설기성은 -4.5% 줄었다. 반도체를 제외한 내수 중심 지표 대부분이 역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경제 전반의 둔화는 성장률을 크게 끌어내렸다. 2025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년동기대비)은 0.0%로 떨어지며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내수 증가율은 0.1%에 그쳤다. 직전 분기인 2024년 4분기 성장률 1.1%와 대비되는 급락이다.
금융시장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원·달러 환율은 2024년 10~11월 평균 1378원 수준이었으나, 계엄 이후 상승 폭이 확대돼 같은 해 12월 27일 장중 1486.7원까지 뛰었다. 국가부도위험(CDS) 프리미엄도 40베이시스포인트(bp·1bp=0.01%)까지 오르며 대외신인도 불안이 커졌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순매도로 전환되고, 주가지수 변동성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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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홍보관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4.37포인트(2.78%) 오른 4,221.87에, 코스닥은 14.13포인트(1.57%) 오른 914.55에 장을 마감했다. [연합] |
그러나 올해 2분기부터는 회복 흐름이 나타났다. 가장 먼저 심리지표가 반등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월 91.2에서 5월 101.8로 올라 계엄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9월에는 110.1까지 상승했다. 관광도 빠르게 되살아났다. 방한 관광객은 2025년 1월 91만명에서 7월 148만명으로 뛰었다.
내수 회복은 민간소비 개선으로 이어졌다. 2025년 1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0.6%였으나 2분기 0.9%, 3분기 1.9%로 상승폭을 키웠다. 보고서는 “불확실성 완화와 함께 추경 집행, 서비스 소비 회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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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0일 서울 삼성동 한 치킨집에서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 중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
수출은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이 주도했다.
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로 D램 가격은 2024년 12월 1.35달러에서 2025년 10월 7달러까지 급등했다. 총수출 증가율은 2025년 1분기 1.5%에서 2분기 4.5%, 3분기 6.0%로 확대되며 제조업 중심 개선세가 강화됐다. 반도체가 경기회복의 축 역할을 한 셈이다.
정책 대응도 회복에 힘을 보탰다. 한국은행은 2024년 12월 기준금리를 3.00%에서 2025년 5월 2.50%로 인하하며 긴축 기조에서 완화로 전환했다. 국회가 통과시킨 31조8000억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은 민생·경기 보강에 투입돼 소비 안정에 기여했다.
금융시장도 하반기 들어 안정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순유입으로 전환되고 주식시장이 반등세를 보이는 등 변동성이 줄었다.
다만 외환시장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원·달러 환율은 2025년 11월 24일 1477.1원을 기록하는 등 고환율이 지속됐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와 국제 금융시장 불확실성, 엔저 기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보고서는 “비상계엄 이후 단기적 변동성이 확대되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으나, 반도체 업황 개선·관광 회복·민간심리 반등·정책 대응 등으로 전반적인 안정세를 되찾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고환율 지속이 물가 압력과 경기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