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눌린 달러 수요 재유입…단기 조정 우려”
엔·유로 등 주요 통화 절하 흐름과 대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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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는 모습.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새해 들어 개인과 기업이 5대 은행에 쌓아둔 달러 예금 잔액이 지난 연말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 이전과 비교해 6%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 강도 높은 종가 관리 경계가 옅어지자 상대적으로 싸게 살 수 있는 매수 타이밍으로 인식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환 당국의 개입으로 1420원대까지 낮아졌던 원/달러 환율은 다시 1450원선 돌파를 넘보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6일 기준 674억7200만달러로 집계됐다.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과 세제 혜택 발표 등이 나왔던 작년 12월 24일 직전일(634억1400만달러)과 비교해 단 8거래일 만에 6.4%(40억5900만달러) 증가했다. 특히 환율 종가가 다시 1440원을 돌파한 지난 2일 예금 잔액(693억달러)은 700억달러 돌파도 넘봤다.
환율 급락 이후 저가 매수 인식이 확산되며 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이다. 작년 말 외환당국이 세제 정책과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까지 동원하자 환율은 한때 1480원대에서 1420원대까지 50원 넘게 급락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30일 원/달러 환율은 1439.00원에 정규장을 마쳤지만 야간 연장 거래 과정에서 한때 1450원선까지 치솟기도 했다.
시장에선 외환당국의 조정 폭이 달러를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6일 기준)는 지난해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 직전일(작년 12월 23일)과 비교해 2.34%나 올랐다. 같은 기간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통화를 살펴보면 스위스 프랑(-0.98%)과 유럽연합 유로(-0.87%)·캐나다 달러(-0.85%) 등은 일제히 달러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원화와 동조화를 보이는 일본 엔화(-0.22%) 역시 절하됐다.
2주간 원화 가치 상승 폭이 유독 컸던 것은 외환당국의 고강도 개입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이번 환율 하락은 시장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이라기보다 연말 종가 관리에 구두개입 등 인위적인 성격이 강하다”면서 “당국 개입 경계감이 연중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시장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달러 실수요가 점진적으로 재유입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새해 환율은 다시 상승 압력을 받는 모습이다. 서울외환중개에 따르면, 새해 장중 고점은 지난 2일(1444원)·5일(1449.5원)·7일(1449.9원) 순으로 상단을 높여가고 있다. 올해 들어 6일까지 외국인이 2조1952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며 환율에 호재로 작용했지만 해외주식 투자 환전 수요 역시 상당하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약 1조4100억원(9억7279만달러)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1분기를 환율 안정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올해 역시 해외 주식투자에 따른 환전 수요와 수입업체의 저가 매수세를 중심으로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연초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조와 일본은행(BOJ)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맞물리며 달러 약세·엔화 강세 환경이 원화에 완충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제기된다.
국내 주요 은행·증권사 16곳은 올 1분기 원/달러 환율이 평균 1413원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1440원대를 제시한 곳도 4곳에 달해 상단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한 모습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초에 1400원대 후반으로 환율이 갑작스레 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다만, 미국이 금리 동결 기조로 전환할 경우,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 여건이 녹록지 않아 원화 약세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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