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4분기 징크스’ 깨고 사상 최대 매출…‘K-혈액제제’의 저력

7년 만의 4분기 흑자 전환…‘2조 클럽’ 진입 초읽기
美 시장 안착한 알리글로…연 매출 1500억 돌파
자회사 리스크 선제적 해소…2026년 성장 가속화


GC녹십자 본사 전경 [GC녹십자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GC녹십자가 2025년 한 해 동안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인 1조991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제약업계 ‘2조 클럽’ 진입을 목전에 뒀다. 이번 실적은 전년 대비 18.5% 증가한 수치로, 영업이익 역시 전년보다 2배 이상 성장한 691억원을 기록하며 외형과 내실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시장이 주목하는 지점은 7년간 이어져 온 ‘4분기 적자 징크스’를 끊어내고 흑자 전환(Turnaround)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통상 제약사들이 연말에 R&D 비용을 집중 집행하거나 재고를 조정하며 수익성이 하락하는 경향이 뚜렷했으나, GC녹십자는 고마진 제품의 수출 확대를 통해 이를 정면 돌파했다.

실적 반등의 일등 공신은 정맥주사형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다. 알리글로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 이후 1년여 만에 약 1억600만달러(약 1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혈액제제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함과 동시에, 고마진 수출 비중을 높여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했다.

여기에 전통적인 강점인 희귀질환 치료제와 백신 사업도 힘을 보탰다.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는 전년 대비 20% 성장한 74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견고한 입지를 재확인했다. 수두백신 ‘배리셀라주’ 역시 출시 이후 최대 매출인 321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혈장분획제제(5602억원)와 백신제제(3006억원) 등 전통적 강점 분야가 실적의 탄탄한 하방 지지선 역할을 했다.

자회사들의 경영 효율화 작업도 긍정적인 성과를 냈다. 지난해 초 인수한 ABO플라즈마는 신규 혈장 채취 시스템 도입을 통해 4분기 적자 폭을 대폭 축소했다. GC녹십자는 이를 기반으로 올해 ABO플라즈마의 영업적자를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계열사인 GC셀의 경우, 과거 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영업권 자산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로 인해 당기순이익에 부진이 있었으나 이는 현금 유출이 없는 일회성 회계 처리라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오히려 잠재적인 회계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털어냄으로써 2026년 실적 반등을 위한 ‘클린 서베이’를 마쳤다는 분석이다. GC녹십자웰빙 또한 1647억원의 매출과 17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완수했다.

GC녹십자의 이번 성과는 단기적인 호재가 아닌, 주력 제품의 글로벌 세대교체와 사업 구조의 고도화가 맞물린 결과다. 2026년에는 미국 시장 내 알리글로의 점유율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효율화 작업을 마친 자회사들의 본격적인 이익 창출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견고한 당사 기존사업과 함께 자회사의 수익성 개선이 이루어지며 올해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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