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아파트 먼저 팔아야 세금 적어
파는 순서 따라 세금 15억원 덜 낼 수
강남은 안팔고 강북은 팔자세 돌아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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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5월 9일 종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사진은 26일 서울 광진구의 아파트 모습.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만료를 못박은 가운데, “사는 집 말고는 파시라”는 정부 메시지가 매물 출회로 인한 ‘공급효과’를 불러올 지 주목된다. 하지만 시장에선 문재인 정부에서 경험했던 다주택자 과세 학습효과로, 자산가들에게 ‘파는 순서에 따른 절세’가 각인된 만큼 고가 주택 시장엔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저가 주택 매물 출회를 부추기고 고가 주택을 지키게 해 지역 간 가격 격차를 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8일 헤럴드경제가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에게 의뢰해 다주택자의 세금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강남과 노원에 주택을 한 채씩 가지고 있는 2주택자의 경우 매도 순서에 따라 양도세 차이가 15억원 이상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양도차익에 따라 결정되는 양도세는 차익이 늘어날수록 더 늘어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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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강남구 대치동의 대치아이파크 84㎡(이하 전용면적)를 2015년 12억5000만원에 취득하고, 같은 해 노원구 상계동의 상계주공6단지 59㎡도 2억6000만원에 매수해 10년간 보유한 이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최근 대치아이파크와 상계주공6단지의 실거래가는 각각 39억2000만원과 7억원 수준이다. 현행대로 양도세를 계산(실거래가 기준)하면 각각 아파트를 팔 때 양도세는 9억8000만원, 1억25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양도세 중과가 부활하면 두 주택의 양도세는 각각 18억3000만원, 2억6000만원으로 뛴다.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돼있는 가운데 조정대상지역에서는 기본세율에 2주택자는 20%포인트(p), 3주택자 이상 소유자는 30%포인트가 가산되는 등 세금이 크게 뛰기 때문이다. 강남 아파트를 팔 때와 강북 아파트를 팔 때 차이가 7배에 달하는 것이다.
십수배에 달할 수 있는 ‘세금 격차’는 같은 서울 안에서도 아파트 가격의 차이가 더욱 극심해진 데 따른 것이다. KB부동산의 1월 월간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를 가격 순으로 5등분 했을 때 1분위(하위 20%·5억84만원)와 5분위(상위 20%·34억6593만원) 아파트의 가격 차이는 역대 최고 수준인 6.9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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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부활한다 해도, 고가 아파트 시장은 더욱 경직되고 중저가 아파트 매물만 출회되는 건 예상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백종원 와이즈 대표는 “세금은 양도차익 기준이기 때문에 2주택자가 중과세율 적용에도 팔아야 한다면 더 비싼 주택에 대한 비과세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남권에서는 이미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 A씨는 “한 손님은 증여도 아닌 상속을 고려하고 있다”며 “강남에 산다고 모두가 현금부자는 아니기 때문에 대출을 받아서 세금을 내야 하는 경우에는 그냥 사망 후 상속하겠다고 한다”이라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B씨도 “급매가 나온다든지 하는 움직임은 없다”며 “오히려 더 조용하고 매물을 잠그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서울 내 아파트 가격차이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보유세와 양도세가 늘었던 문재인 정부에선 전국에서 ‘증여’가 현재의 두 배 수준인 40만건까지 치솟았다. 고가 주택이 증여로 묶이게 되면, 수요와 공급 원리에 따라 가격은 더 천정부지로 오르게 된다. 세제 규제가 고가 아파트에 대한 진입장벽을 높여 시장을 더 왜곡하는 셈이다.
서울 아파트는 고가 아파트만 더 빠르게, 더 많이 오르고 있다. 지난 1월에서 올해 1월까지 1년간 5분위 아파트는 평균 가격이 27억3666만원에서 34억6593만원으로 26.6% 오른 반면 1분위 아파트는 4억9047만원에서 5억84만원으로 2.1% 오르는 데 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