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 기금’ 마련 논의

거래소 수익 일부 공동 기금화 검토
사회적 책임 일환, 생태계조성 기여
논의 차원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디지털자산 거래소의 지배구조 개선과 독과점 문제 해결을 위한 일환으로 금융당국이 거래소 ‘공동 기금’을 통한 사회 공헌 활동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권법(디지털자산기본법)이 생기고 법인 투자 시장이 열리면서 디지털자산 시장이 제도권으로 진입하는 만큼 사회적 책임을 부과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30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위원회는 업계 관계자들과 논의 자리에서 거래소 수익 일부를 공동 기금화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공동 기금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시된 내용으로 확정되거나 구체적인 방향이 잡힌 건 아니다. 현행 5대 원화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시장 특성상 1·2위 사업자가 시장 점유율 90%를 상회하는 만큼 특정 상위 거래소만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공동 기금 방안은 지배구조 개선과 시장 독과점 구조 개선을 위한 고민의 연장선으로 관측된다. 현재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디지털자산 업권 전반을 규율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논의되고 있고 법인의 투자 문호를 열어주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인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이 논의 과정에서 디지털자산 시장의 불투명한 시장 구조를 바로 잡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법인 시장이 개화하면 현재 상장사 및 전문투자자로 등록한 법인(금융투자상품 잔고 100억원 이상) 약 3500개사가 잠재적 참여자가 되면서 막대한 수익이 예상된다.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만큼 상응하는 사회 공헌을 하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기금이 마련되면 디지털자산 스타트업 지원, 법률 구제 등 생태계 조성에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 기업의 수익 구조 중 특정 항목(수수료)을 지정해 사회 기금으로 전환하는 방식은 해외에서도 보기 드문 접근법이란 평가가 나온다.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는 기부 플랫폼과 비영리단체를 통해 사회 공헌을 하고 있지만 자발적인 방안이다. 공동 기금이 현실화 할 경우 중소 거래소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국내에서는 보험사가 생명보험협회에 각출해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수익 구조가 보험료, 운용수익, 이자·수수료 등으로 다변화 됐고 연간 손익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거래소의 경우 수익 대부분이 거래 수수료 단일 구조인데다 시장 변동성에 따라 연간 수익 규모가 변동성을 나타낸다.

아울러 수수료 체계 개편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국내 거래소 수수료는 약 0.04~0.2%대(할인 적용 시)로 해외 거래소 대비 높은 수준은 아니다. 국내 시장 특성상 개인투자자의 ‘고빈도’ 매매가 이뤄지면서 고수익을 내는 구조다.

한 디지털자산업계 관계자는 “법인까지 이제 시장으로 들어오면 디지털자산시장 생태계는 제도권 준금융기관으로 들어오는 것과 같다”며 “자체적으로 책정했던 수수료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어느정도 사회에 환원을 하라는 취지에 가깝다”고 했다.

금융위원회는 “전문투자법인의 가상자산 참여 방안과 관련해 민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논의 중에 있으나 공동 기금 및 수수료 체계 개편 등은 논의된 바 없다”고 했다. 유동현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