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체불 피해 3년 만에 감소…체불액은 여전

체포·구속 등 강제수사 확대 효과로 분석
청산율 90.2% ‘역대 최고’…체불액은 2조원대 유지


임금체불 사업주 끝까지 추적한다… 체불하고 도피한 사업주 체포영장 집행 [고용노동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지난해 임금체불 피해를 입은 노동자 수가 3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체불 청산율은 90%를 넘기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체포·압수수색·구속까지 동원한 강제수사 확대가 체불 청산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체불액 규모는 여전히 2조원대를 유지하고 있어 경기 둔화 국면에서 재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2일 고용노동부 노동포털에 게시된 임금체불 누적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 임금체불 피해 노동자는 26만2304명으로 집계됐다. 2024년(28만3212명)보다 7.4% 감소한 수치다. 임금체불 피해 노동자는 2021년과 2022년 감소한 뒤 2023년과 2024년 각각 16%, 2.8% 증가했으나, 지난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연도별 임금체불 통계 현황 [고용노동부 제공]


체불 청산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근로감독관이 체불액을 확인해 대지급금 등으로 청산한 비율인 청산율은 90.2%로, 전년(81.7%) 대비 8.5%포인트 상승했다. 청산액 역시 1조864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임금체불액 자체는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누적 체불액은 2조679억원으로, 전년(2조448억원) 대비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증가율은 2023년 32.5%, 2024년 14.6%에서 한 자릿수 초반으로 크게 둔화했다. 코로나19 이후 체불액이 급증하던 흐름이 일단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30인 미만 사업장의 체불액은 1조4012억원으로 전년 대비 4% 감소했다. 전체 체불액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규모 사업장에서 체불이 줄어든 것은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반면 30인 이상 사업장의 체불액은 6648억원으로 13.9% 증가했다.

지표 개선의 배경으로는 노동부의 강경한 수사 기조가 꼽힌다. 노동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임금체불 강제수사 실적을 보면 지난해 체포영장 644건, 통신영장 548건, 압수수색검증영장 144건, 구속영장 14건을 집행했다. 압수수색검증영장은 전년(109건) 대비 30% 증가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그간 “임금체불은 절도”라며 “악의적 체불은 강제수사를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혀왔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임금체불 최소화는 노동자 출신 노동부 장관이 열심히 일한 덕분”이라며 노동부를 공개적으로 치켜세웠다.

다만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금체불액은 여전히 연 2조원대를 웃돌고 있고, 제조업 체불액은 6147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증가했다. 경기 둔화 국면에서는 체불이 시차를 두고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임금체불을 2030년까지 연 1조원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처벌 수위 상향과 퇴직연금 의무화, 감독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체불로 생계 위기에 처한 노동자는 신속히 보호하고, 고의·상습 체불 사업주에 대해서는 형사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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