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 학위는 주말에 쉴 자격 없다” 채용 담당자 경고에 ‘보이콧’ 역풍 [차이나픽]

中 ‘차이나라이프’ 채용담당
지원자 학력비하 발언 후폭훙
구직난 속 주말 근무 기업 늘어


[123rf]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중국 주요 국영 보험회사의 채용 담당자가 입사 지원자에게 학사 학위만 소지하는 자는 주말에 쉴 자격이 없다는 취지로 말해 현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중국 북서부 신장 위구르 자치구 우루무치 출신의 한 구직자 A 씨가 자신이 겪은 면접 후기를 온라인에 공개했다.

A 씨는 온라인 구인·구직 플랫폼 보스즈핀(Boss Zhipin)을 통해 알게 된 생명보험사 차이나라이프의 선임 채용 담당자 B 씨가 자신에게 “주말에 쉴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대화 내용에 따르면 B 씨가 “내일 오후에 면접 보러 올 수 있냐”고 묻자 A 씨는 “다른 직장도 고려하고 있다. 주말에 쉬지 못하는 일자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 이에 B 씨는 웃어 넘기다가 이내 “학사 학위밖에 없는데 주말에 쉬고 싶은 것이냐”며 A 씨의 학력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또 B 씨는 “당신은 이미 블랙리스트(주의 대상 명단)에 올랐다. 앞으로 저희와는 면접을 볼 수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간의 대화가 온라인 상에서 알려지며 논란이 되자 보스즈핀 측은 차이나라이프 채용 담당자가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인정하며, 정식으로 경고 조치했다고 밝혔다.

차이나라이프도 지난달 20일 관련 사안을 조사 중이라고 확인했다.

차이나라이프는 2003년에 설립돼 베이징에 본사를 둔 중국 최대 국영 보험 회사 중 하나다. 2024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9만 8689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 중 7586명이 석사 학위 이상, 7만 1710명이 학사 학위를 소지하고 있다.

지원자가 지원한 직책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사건은 중국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며 거센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한 누리꾼은 “왜 노동자들이 다른 노동자들의 삶을 힘들게 하는가? 블랙리스트에 올리다니 권력 남용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당신은 인사 담당자일 뿐 사장이 아니다. 자본가 편을 들지 마라. 주말에 쉬고 싶은 게 뭐가 잘못됐나? 주말 휴무를 제공하는 회사는 넘친다”라고 했다. 이어 “이틀 휴가는 기본적인 노동권이며 학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본질적으로 이는 기업이 노동자를 착취하는 또 다른 수단일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중국에선 구직난 속에 주말 휴무를 없애고 장시간 저임금을 제시하는 기업이 늘고 있으며, 이에 젊은 근로자들이 반발하기 시작했다고 SCMP는 전했다. 일각에선 이같은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불매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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