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록 보고싶다” 27년 전 코트 입은 구준엽, 서희원 향한 ‘영원한 궤도’ 제작

[구준엽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대만의 유명 배우이자 가수 구준엽의 부인인 쉬시위안(徐熙媛·서희원) 사망 1주기를 맞아 고인의 묘지에서 추모 동상 제막식이 열린 가운데, 동상의 의미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3일 중앙통신사(CNA) 등 대만 현지 매체에 따르면 구준엽은 전날 쉬시위안의 어머니와 동생 등 가족, 지인들과 함께 대만 신베이시 진바오산 묘지에서 고인을 기리는 조각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두 손을 가슴에 포개고 눈을 감은 채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의 동상은 구준엽이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품의 제목은 ‘(쉬)시위안의 영원한 궤도’(熙媛的永軌道)다.

예술감독으로 참여한 대만 타이베이 출신 예술가 리첸다오(李承道·이승도)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에서 구준엽은 “희원이가 떠난지 1년이 지났다”며 “우리 곁에 항상 머물렀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조각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구준엽 인스타그램]

작품은 쉬시위안을 위해 존재하는 우주라는 의미를 담았다. 남편 구준엽이 조각상을 통해 끝나지 않는 궤도를 남겨주며 계속 그리움이 운행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구준엽은 “희원이는 나에게 늘 ‘나는 외계에서 온 외계인’이란 말을 자주 했었다”며 “저는 그래서 이곳에 희원이 만의 갤럭시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했다.

행성처럼 동상을 둘러싸고 있는 9개의 입방체는 구준엽을 상징한다. ‘구’(九)는 한국어로 ‘구’로 발음되고 구준엽의 성이기도 하다.

구준엽은 “9개의 큐브는 태양을 포함한 9개의 행성을 의미한다”며 “희원이는 이 숫자를 자신의 행운의 숫자로 여기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희원이 바라보고 있는 방향은 남쪽 208도 방향”이라며 “이 방향에는 타이베이가 있고 가족들과 저를 언제나 바라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며 동시에 결혼기념일인 2월 8일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구준엽 인스타그램]

한편 이날 제막식에는 구준엽과 함께 그룹 ‘클론’으로 활동했던 강원래가 휠체어를 타고 참석했으며 그룹 슈퍼주니어의 최시원도 자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준엽은 27년 전 쉬시위안으로부터 선물 받은 코트를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고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

구준엽은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내에게 쓴 자필 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구준엽은 “희원아, 거긴 어떠니? 춥지는 않은지, 덥지는 않은지, 오빠는 언제나 걱정”이라며 “아침에 텅 빈 방 침대 한구석에 멍하니 앉아 있을 때면 아직도 현실인지 꿈인지, 꿈이길 바라며 가슴이 먹먹해지고 아파온다”고 썼다.

그는 “무거운 몸을 일으켜 오늘은 어떤 음식을 만들까, 무엇을 만들어야 네가 좋아할까하며 음식을 싸들고 진바오산으로 운전해갈때면 너의 그리움에 한없이 눈물이 흐른다”며 “미안해. 오빠가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여서”라고 전했다.

또 “하지만 이것이 너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마지막 방법”이라며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구준엽은 “우리 희원이, 희원아. 우리 다음에 만나면 영원히, 영원히 같이 있자”며 “보고 싶다. 너무 보고싶다. 죽도록 보고싶다”고 했다.

쉬시위안은 배우이자 가수, 방송 진행자로 활동한 대만의 스타로 2001년 일본 만화 ‘꽃보다 남자’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유성화원’(流星花園)에서 여주인공 ‘산차이’를 맡으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구준엽과 쉬시위안은 1990년대 후반 교제한 뒤 헤어졌다가 20여년 만에 다시 만나 2022년 결혼했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 여행 중 독감에 걸린 쉬시위안은 폐렴 합병증으로 그해 2월 3일 4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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