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플랫폼 M&A 봇물…번개장터는 웃었다

온라인 중고시장 성장 둔화
‘수익성’ 개선 못 한 이커머스 몸값 뚝
번개장터, 수수료 인상에도 이용자 이탈 없어



[헤럴드경제=박지영·안효정 기자] 번개장터를 비롯해 중고거래 플랫폼이 줄줄이 매물로 대기하고 있지만 거래성사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 데다, 플랫폼 기업들이 수익성 개선에 실패하면서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프랙시스)는 최근 번개장터 경영권 매각을 위해 외국계 IB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원매자 파악을 위한 시장 수요조사에 나섰다.

경쟁사인 ‘중고나라’ 또한 새로운 주인을 맞이할 채비를 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롯데쇼핑 컨소시엄(유진자산운용·오퍼스프라이빗에쿼티·NH투자증권PE)은 약 1100억원에 중고나라 지분 93.9%를 인수했다. 300억원을 투자한 롯데쇼핑은 지난해 중고나라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포기했다.

다만 이들 기업이 무사히 손바꿈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종식 이후 온라인 중고 시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진 영향에서다. 게다가 꾸준히 우상향하던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자 수는 정체하고 있고 이익 성장률도 예상보다 낮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2000만명이 넘는 당근마켓도 2024년 들어서야 연결기준 순이익 84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비단 온라인 중고 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이커머스 업계 전체가 ‘옥석 가리기’ 국면에 들어서면서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새벽배송’ 열풍과 함께 기업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했던 컬리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 시기 수천억원을 수혈하며 몸값이 4조원대까지 치솟았지만, 엔데믹이 본격화된 2023년 상장 철회를 공식화했다. 글로벌 금리 인상과 증시 침체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몸값이 1조원대까지 떨어진 탓이다.

2021년 3000억원이 넘는 투자를 받아냈던 티몬은 2024년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일으키며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가 법원의 강제인가 결말을 맞았다. 티몬은 수익성 개선 없이 거래액 부풀리기에만 치중하면서 현금줄이 매말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번개장터는 어떨까. 프랙시스는 2020년 번개장터를 인수했다. 개인 간 거래(C2C) 시장 활성화로 중고 시장이 연간 15조원에 달할만큼 시장이 커졌고, 번개장터가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서비스로 출발해 이용자 친화적인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강점으로 가졌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번개장터 인수 이후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찍고 밸류업을 이어갔다는 점은 차별화 포인트다. 스니커즈·패션 등 고마진 버티컬 카테고리에 집중하며 주요 이용자층인 MZ세대를 겨냥했고, 정품 검수와 안전결제 시스템 고도화로 플랫폼 신뢰도를 끌어올렸다.

판매자의 로열티 역시 번개장터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번개장터는 지난해 9월 안전결제 수수료를 3.5%에서 6%로 대폭 인상했음에도 이용자 이탈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번개장터에서 수수료는 플랫폼의 수익 구조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특히 중고거래 시장처럼 수수료 저항이 큰 환경에서도 요율 인상이 가능했다는 점은 번개장터의 시장 지배력과 이용자의 높은 로열티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당근마켓의 경우 ‘당근페이’ 안심결제 이용 시 구매자에게 3.3%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중고나라는 안전결제 기준 구매자 3.5%, 판매자 1%의 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운영하는 등 경쟁 플랫폼과 비교해도 이러한 차별성은 두드러진다.

IB 업계 관계자는 “통상 플랫폼 업계에서 수수료 인상은 판매자 감소로 이어지는 요인으로 꼽히지만 번개장터는 오히려 수수료 인상 이후 판매자 수가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면서 “이같은 번개장터만의 높은 이용자 충성도는 수익 구조 안정성으로도 연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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