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세계 최고 수준 50% 관세 때렸던 트럼프
“인도가 러시아 원유 구매 안할 것…관세 18%로 낮춘다”
가타부타 언급 않는 인도, 트럼프 비난에도 맞대응 자제
타국과 잇딴 무역 협정으로 ‘중견국가 전략’ 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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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해 2월 백악관에서 회담을 가지며 악수를 하고 있다.[로이터]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전화 한 통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50%의 관세를 18%로 단숨에 끌어내린 인도의 저력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난에 맞대응은 자제하면서, 다른 국가들과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등 ‘중견국가(middle power·미들파워) 전략’을 충실히 구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인도의 ‘관세 역전극’에 대해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에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인도가 다른 국가와 무역 협정을 연달아 추진하면서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인도에 상호관세 25%에 러시아산 원유 구매에 대한 제재 성격으로 25%까지 더해 총 50%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도 더했다. 인도가 러시아 원유를 구매해 러우전쟁 자금을 대준다며, 인도를 ‘크렘린(러시아의 대통령궁)의 자금 세탁소’라 칭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이름을 따 ‘모디의 전쟁’이라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인도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차례 이어진 비난에도 침묵을 지켰다. 공개적인 맞대응은 자제하면서, 조용한 외교 행보를 이어갔다. 트럼프 행정부의 비난 속에서도 인도는 몇 차례 미국과 조용히 무역협상을 진행했다.
한편으로는 다른 국가·경제권들과 무역 협정 체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7월에는 영국, 지난달 27일에는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심지어 시크교도 암살 사건으로 인한 외교 갈등 때문에 서로 비난하며 교류를 중단했던 캐나다와도 화해했다. 마침 캐나다도 미국이 던진 관세 폭탄 때문에 미국 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던 차였다. 인도와 캐나다는 2년여만에 무역 협상을 재개했다.
WSJ은 방대한 소비 시장을 가진 인도가 다른 경쟁국들과 무역 협상을 추진하자 미국이 일종의 ‘포모’(FOMO·소외 공포)를 느끼게 됐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인도와 척을 지는 동안 경쟁국들만 인도의 큰 시장을 관세없이 맘껏 누릴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모디 총리와의 전화 회담 끝에 인도에 대한 관세를 18%로 대폭 낮췄다.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공표하는 과정에서도 인도는 침묵을 지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기로 동의했다”고 주장하면서 관세 인하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인도 정부는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가 5000억달러 이상을 미국산 제품 구입에 지출하기로 했다고도 주장했다. 인도는 여기에 대해서도 세부사항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WSJ은 맞대응은 자제하되, 무역 다변화를 통해 상대방을 조급하게 만드는 전략이 중견국들이 무역과 안보 분야에서 미국이나 다른 주요 경제국의 압박에 대항하는 지침서가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인도의 침묵으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의 진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대로 인도가 5000억달러 이상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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