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스닥’ 마중물…코스닥 구조개편하고 중복상장 막는다

정부 ‘코스닥 활성화’ 박차에 입법 속도
‘코스피의 2부 리그’ 오명 극복이 과제
코스피와 분리, 상폐 기준 대폭 강화 등
기술·혁신 중심 시장 정체성 부각 필요



정부가 국내 증시 시장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국회에서도 관련 입법 추진에 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코스닥 시장 구조 개편과 ‘한국판 SEC’ 설치를 다룬 입법은 코스닥 활성화를 우선과제로 세운 정부의 정책 방향과 맞닿아 있다.

코스피가 5000선을 돌파한 이후 정부의 차기 목표는 ‘삼천스닥(코스닥3000포인트)’ 등 코스닥 밸류업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구윤철 부총리가 밝힌 코스닥 부실기업 신속 퇴출 방침과 관련한 기사를 X(옛 트위터)에 공유하며 “썩은 상품이 많은 백화점에 누가 가겠느냐”고 언급하기도 했다. 기업상장도 늘리되 부실 기업은 확실히 퇴출시키겠다는 ‘다산다사(多産多死)’ 기조의 일환이다.

이후 당정도 코스닥 시장 개편과 거래소 지배구조 문제를 함께 다뤄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코스닥 지주회사 체제 개편 입법을 시도했지만 법안 발의가 한차례 미뤄졌다. 당시 금융당국과의 소통 과정에서 코스피 시장 활황 분위기를 이어가는 게 우선이라는 기류가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천피’를 돌파하고 여당이 ‘삼천스닥’을 정책 목표로 제시하면서 재차 코스닥 시장 관련 법안 발의가 급물살 타는 기류다. 지난달 22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특별위원회는 이 대통령과의 청와대 오찬에서 “다음 목표로 코스닥 3000을 달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코스닥은 혁신·성장기업의 자금 조달 창구라는 출범 취지와 달리 ‘코스피의 2부 리그’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부실기업의 장기 존속과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논란이 반복되면서 코스피에 진입하지 못한 기업들이 남아있는 시장이라는 인식이 굳어졌기 때문이다.

최근엔 알테오젠 등 코스닥에서 몸집을 키운 일부 기업들이 코스피로 이전 상장을 추진하는 사례까지 이어지면서 시장에 실망감을 더했다.

업계 안팎에선 코스닥의 분리 운영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코스닥을 코스피의 보조 시장으로 두기보다 시장 성격에 맞게 분리 운영해야 한다는 요구다. 시장 자체를 분리해 코스닥을 기술 및 혁신 시장 중심의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이유도 담겼다.

시장감시기능 강화도 코스닥 활성화 방안의 필수 과제로 꼽힌다. 특히, 넥스트레이드의 본격 영업으로 복수거래체제가 자리 잡으면서 시장감시본부와 청산·결제 기능을 거래소에서 떼어내야 한다는 의견이 거론된 바 있다. 국회에서 한국거래소의 시장감시 기능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는 법안이 추진되는 이유다.

코스닥 내 부실기업 퇴출도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이미 거래소도 한층 깐깐해진 상장폐지 기준을 담은 상장규정 시행세칙 개정을 완료했다. 코스닥 상장사의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하는 시가총액 기준은 기존 4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상향됐다. 시가총액 150억원 미만인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지속된 코스닥 상장사는 즉각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90일간 연속 10일 또는 누적 30일간 충족하지 못하면 최종 상장 폐지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부실 기업 퇴출이나 시장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등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시장의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부나 국회의 정책 기조도 이 같은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코스닥 구조 개편 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5년에도 국회와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거래소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본격화됐다. 당시 금융위는 청산, IT자회사와 함께 한국거래소지주(가칭)을 설립하는 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거래소 직원들의 강한 반발 등으로 제도화까지는 이르지 못했고 논의는 장기간 표류했다. 신주희·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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