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방과후 돌봄·교육정책의 바람직한 방향 [특별기고]


최근 저출생 문제는 국가 차원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심각한 저출생과 그로 인한 인구 감소는 교육 부문에도 새로운 과제를 제기한다. 저출생 대응의 핵심은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이며 그 중심에는 초등 돌봄·교육에 대한 공적 책임 확대가 있다. 미래의 생산인구 감소를 고려하면 학생 한명 한명을 미래의 인재로 키워내는 것도 중요하다.

초등학교는 학생들의 전 생애에 걸친 성장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다. 학생들의 전인적인 발달은 정규 교육과정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아동의 생활에서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방과후 시간에 어떤 경험을 하는가가 크게 영향을 미친다. 이런 점에서 초등학교는 방과후 활동을 정규 교육과정에 버금가게 중요하게 다루면서 정규 수업이 포괄하지 못하는 돌봄과 교육을 제공했다. 그러나 매년 발생했던 초등 저학년 돌봄 대기와 고학년의 참여율 저조는 방과후 돌봄·교육이 학생, 학부모의 수요를 모두 충족하지는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4년 도입된 늘봄학교는 초등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을 통합하여 희망하는 초 1~2학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초 1~2학년에게 하루 2시간 무상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빠른 하교로 인한 돌봄 공백을 해소하고 저학년에 맞는 교육 기회를 확대했다. 2025년 초등 1~2학년 늘봄학교 참여율은 77%로 저학년의 돌봄 대기가 해소된 만큼 앞으로는 ‘어떻게 고학년의 참여를 높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 방과후 참여율은 2014년 60.9%에서 2024년 50.9%로 감소했지만 참여율은 81.1%에서 87.7%로 증가했다. 이는 방과후 프로그램의 교육적 효능감이 학부모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함을 의미한다. 초등학교 고학년은 자신의 흥미와 진로를 탐색하면서 본격적으로 학습을 시작하는 시기이다. 단순한 돌봄 프로그램, 학생 개인의 수요와 동떨어진 프로그램으로는 고학년의 참여를 끌어낼 수 없다.

고학년을 위한 프로그램의 핵심은 선택권과 다양한 내용이다. 고학년 학부모는 단순한 참여에 머무르지 않고 교과학습·예체능·탐구활동 등을 통해 자녀가 계속 성장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학교 안팎의 프로그램을 선택한다. 위의 설문조사에서도 학부모는 프로그램 내용(36.7%), 학부모 수요 반영(18.3%)을 늘봄학교의 최우선 개선 사항으로 답변했다. 고학년을 위한 방과후 돌봄·교육은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을 확대하면서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하여 이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학년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 운영 방식을 확대하고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우수한 프로그램이 공급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정책이 요구된다. 초등 고학년 방과후 바우처 도입은 학생, 학부모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교육비 부담을 줄여 고학년 참여를 촉진하는 실질적인 기제로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바우처라는 마중물이 고학년의 충분한 참여로 이어지려면 학교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의 질적·양적 개선이 동반되어야 한다. 지역 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이 보유한 우수한 교육 자원이 초등 돌봄·교육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고 프로그램에 대한 품질관리도 해야 한다. 또 아무리 좋은 정책도 현장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만큼, 초등학교의 예산, 인력 등 실행 기반도 충분히 확충해야 한다.

초등학교는 돌봄과 교육이 중첩적으로 필요한 전환기에 해당한다. 그동안 추진해 온 초등 돌봄·교육 정책의 연장선에서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빈틈없이 지원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앞으로 ‘온동네 초등 돌봄·교육’ 정책이 모든 학생의 전인적인 발달과 교육적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성식 서울교육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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