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행정통합 주도권 선점’으로 李정부 압박

박형준·박완수, 11일 ‘부산·경남 행정통합’ 국회 토론회 참석
“정부 4년간 최대 20조 인센티브 발상은 어불성설” 작심 비판
靑에 행정통합기본법, 지방정부 수준의 재정분권 등 요구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지사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부산경남 행정통합의 방향과 과제’ 토론회에 참석했다. [국회의원실 제공]


[헤럴드경제(부산·창원)=정형기·황상욱 기자]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부산·경남 행정통합의 전제 조건을 제시했다. 6.3 지방선거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광역자치단체 행정통합이라는 빅 이슈의 주도권 선점에 나서는 모양새다.

박 시장과 박 지사는 1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부산·경남 행정통합의 방향과 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재정권, 인사권 등 중앙정부 권한의 지방 이양을 강도 높게 촉구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28일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동 입장문’ 발표를 통해 “2026년 연내에 주민투표로 부산시민과 경남도민의 의사를 묻고, 통합에 찬성하는 의견이 50% 이상 나올 경우 행정통합 특별법 제정을 거쳐 2028년 총선에서 통합 자치단체장 선출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부산과 경남이 추진 중인 행정통합 로드맵을 공유하고, 통합 자치단체 출범을 위한 특별법 제정, 중앙정부 권한 이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토론회는 부산의 곽규택(서·동구) 김도읍(강서구) 김미애(해운대구을) 김희정(연제구) 이성권(사하구갑) 이헌승(부산진을) 정동만(기장군) 정연욱(수영구) 조경태(사하구을) 조승환(중·영도구) 주진우(해운대구갑) 의원과 경남의 김종양(창원시 의창구) 서일준(거제시) 서천호(사천시·남해군·하동군) 윤영석(양산시갑) 윤한홍(창원시마산회원구) 이종욱(창원시진해구) 정점식(통영시·고성군) 최형두(창원시마산합포구) 의원 등 국민의힘 부산·경남19개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공동 주최했다.

하혜수 경북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박관규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정책연구센터장, 박재율 지방분권균형발전 부산시민연대 상임대표가 발제자로 나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통합 자치단체가 독자적 경제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 권한 등의 지방 이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령에 제약받는 자치입법권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조례 권한 강화 등 입법·행정 특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토론회에 참석한 박형준 부산시장은 “행정통합 논의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며 “시기를 정해놓고 한시적 재정 지원과 일부 특례를 제시한 정부 방안에는 ‘통합 이후 지방정부가 스스로 뭘 할 수 있는가’라는 핵심 질문과 대답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정부의 ‘4년간 최대 20조 인센티브’ 제안에 대해서도 “광역단체의 구조를 바꾸는 통합을 4년짜리 재정 지원으로 감당하겠다는 발상은 어불성설”이라 작심 비판했다. 박 시장은 “행정통합은 단순히 행정구역을 합치는 문제가 아니라 권한의 주체를 바꾸는 문제”라면서 “재정권, 조직권, 인사권이 중앙에 그대로 있다면 통합은 외형만 바뀐 또 하나의 자치단체에 불과할 것”이라 직격했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경남과 부산이 하나 되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제·산업 수도로 도약할 때 수도권 일극 체제를 깨뜨릴 수 있다”며 “정부는 지방의 절박한 목소리에 응답해 파격적인 권한 이양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부산 경남 국회의원들은 부산·경남 행정통합이 국가 균형발전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데 공감하고, 통합 자치단체의 자치권 확보와 재정분권 실현을 위해 국회 차원에서 적극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편 부산시와 경남도는 토론회 하루 전인 10일 경윤호 부산시 정무특별보좌관과 김영삼 경남도 정책기획관을 청와대에 보내 홍익표 정무수석비서관에게 ‘행정통합 관련 광역자치단체장(부산·경남·대전·충남) 공동 건의문’을 전달하고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는 지난 2일 서울에서 열린 ‘광역자치단체 통합 관련 시도지사 연석회의’에서 도출된 합의사항을 신속하게 이행하려는 조치 차원에서 이뤄졌다.

공동 건의문에는 단순한 물리적 결합을 넘어 통합 광역자치단체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게 하는 3대 핵심 요구사항이 명시됐다. 지자체별로 흩어진 특별법 추진의 혼란을 막기 위해 ‘행정통합기본법’을 제정해 전국에 공통 적용될 명확한 기준과 로드맵을 정부가 선제적으로 마련해 달라 촉구했고, 통합 지자체가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지방정부 수준의 자치권과 재정분권’ 보장, 국세의 지방세 전환을 통한 자주 재정권도 요구했다. 행정통합은 대통령의 강력한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대통령 긴급 간담회 개최’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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