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 하나로 기능 바뀌어
가상 변속·자연흡기 사운드 구현
부스트·런치컨트롤의 짜릿함
전비 3.8㎞/㎾h 기록
1억원대 프리미엄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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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경기도 용인에서 화성까지 약 55㎞ 구간에서 본지 기자가 제네시스 ‘GV60 마그마’를 시승하고 있다. [제네시스 제공] |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제네시스가 고성능 브랜드 ‘마그마’의 첫 양산 모델 ‘GV60 마그마’를 지난달 국내 시장에 내놨다.
전기차의 폭발적인 성능을 ‘현실적인 슈퍼카’ 감각으로 풀어낸 첫 마그마 시리즈를 지난 10일 경기도 용인에서 화성까지 약 55㎞를 달리며 시승해봤다.
시승 차량은 대표 컬러인 ‘마그마 오렌지’였다. 주황 계열이지만 한층 붉은 기가 돌아, 강렬한 에너지를 품은 용암을 떠올리게 했다. 이 색상을 선택하기 위해선 100만원의 추가 비용을 내야 하지만, 흰색과 검정색 차량이 지배한 도로 위에서 존재감은 단연 돋보였다.
첫인상은 친근했다. 기본 GV60이 다소 둥글고 크로스오버 성격이 강했다면, 마그마는 전폭을 넓히고 차고를 20㎜ 낮춰 보다 낮고 넓은 비율을 완성했다. 스탠스가 안정적으로 바뀌면서 고성능 모델다운 긴장감이 살아났다. 특히, 와이드 펜더와 275㎜ 광폭 타이어가 주는 존재감이 훨씬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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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경기도 용인에서 화성까지 약 55㎞ 구간에서 본지 기자가 시승해 본 제네시스 ‘GV60 마그마’의 모습. 정경수 기자 |
GV60 마그마는 앞뒤에 모터를 단 고성능 전기차다. 600마력이 넘는 힘을 내고, 기본 출력만으로도 웬만한 슈퍼카에 맞먹는 힘을 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3초대에 불과하다.
현실적인 슈퍼카를 지향하는 만큼 일상 주행도 매끄러웠다. 시내 구간에서는 컴포트 모드로 주행했다.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이 돋보였다. GV60 마그마에는 폭 275㎜, 편평비 35%의 초고성능 타이어가 기본 장착됐다. 접지력이 높을수록 노면 소음이 커지기 마련이지만, 이 차는 고성능 전기차 가운데서도 비교적 차분한 편이다. 차체 곳곳에 흡·차음재를 보강했고, 모터 제어를 통해 고조파 소음을 정교하게 다듬었다고 한다.
GV60 마그마의 진짜 매력은 정숙성 속에서도 분명히 느껴지는 운전의 재미다. 스티어링을 조금 더 깊게 돌리거나 가속 페달을 힘 있게 밟는 순간, 차의 성격이 또렷하게 살아났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차체가 더 안정적으로 눌리는 주행감성이 매력적이다. 시속 130~140㎞로 달려도 차체가 들뜨거나 가벼워지는 느낌이 거의 없다. 속도계 숫자에 비해 체감 속도는 오히려 낮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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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경기도 용인에서 화성까지 약 55㎞ 구간에서 본지 기자가 제네시스 ‘GV60 마그마’를 시승하고 있다. [제네시스 제공] |
스티어링 휠 왼쪽 주황색 버튼으로 GT·스프린트(SPRINT)·마이(MY) 모드를 전환할 수 있다.
GT 모드는 고속 항속 주행에 최적화된 세팅이다. 속도를 올려도 차가 들뜨지 않고, 조향과 차체 반응이 안정적으로 이어져 ‘빠르게 달리는데 피곤하지 않은’ 세팅으로 느껴졌다. 고속도로에서 가장 균형 잡힌 모드다.
스프린트 모드는 차의 성격이 확연히 달라진다. 가속 페달 반응이 한층 날카로워지고, 안전장치(ESC)는 유지한 채 출력과 조향 반응이 최대 성능 위주로 설정된다. 엑셀을 조금만 밟아도 속도가 즉각적으로 치솟는다. 계기판 테마와 실내 조명, 사운드까지 바뀌며 분위기도 한층 공격적으로 변한다. 다만 국내 도로 환경에서는 이 모드를 길게 활용하기는 쉽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마이 모드가 인상적이었다. 전기차 특유의 즉각성을 유지하면서도, 일반 가솔린차를 운전하는 듯한 리듬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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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경기도 용인에서 화성까지 약 55㎞ 구간에서 본지 기자가 시승해 본 제네시스 ‘GV60 마그마’의 계기판 모습. 정경수 기자 |
GV60 마그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기능 중 하나는 VGS(가상 변속 시스템)다. 스티어링 휠의 별표 버튼을 누르면 켜고 끌 수 있는데, 켜는 순간 차의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가속할 때 모터 힘이 한 번에 쭉 이어지는 대신, 단수가 바뀌는 것처럼 끊어지며 속도가 올라간다. 패들 시프트를 당기면 변속되는 느낌도 살아난다. 단순히 소리만 흉내 낸 것이 아니라, 실제로 변속하는 듯한 리듬이 더해져 운전 재미가 커진다.
반대로 VGS를 끄면 전기차 특유의 부드럽고 매끈한 가속으로 돌아온다. 정차 상태(P단)에서 가속 페달을 밟으면 숨겨진 사운드도 들을 수 있는데, 이런 작은 장치들이 차를 단순한 전기차 이상으로 느끼게 했다.
이영현 현대차 연구원은 “현대차 고성능 라인 ‘N시리즈’는 재미를 위해 과장된 요소를 일부 반영했다면, 마그마는 ‘슈퍼카에서 느낄 법한 현실적인 감각’에 최대한 맞췄다”면서 “일반적으로 줄이려는 기계 소음도 일부러 남겨 경량화된 슈퍼카의 질감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또 “자연흡기 고회전형 대배기량 엔진 감각을 참고해 9000rpm까지 올라가는 사운드와 부스트감을 구현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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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경기도 화성 소재의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기자들이 제네시스 ‘GV60 마그마’의 런치컨트롤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정경수 기자 |
부스트 버튼은 핸들 오른쪽에 있다. 달리던 중 버튼을 누르고 가속 페달을 깊게 밟자 차의 표정이 단번에 달라졌다. 이미 빠른 상태였는데도, 등이 시트에 더 강하게 밀착된다. 약 15초 동안 힘이 한층 더 솟구치며 속도가 두텁게 쌓인다. 단순히 순간적으로 ‘툭’ 치는 느낌이 아니라, 계속 밀어붙이는 가속이다.
GT나 SPRINT 모드에서는 페달을 90% 이상 밟으면 별도로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부스트가 자동으로 개입한다. 추월 상황에서 일부러 손을 움직일 필요가 없다. 발에 힘을 더 주는 순간 차가 먼저 알아차리고 튀어나갔다.
런치 컨트롤도 직접 체험해봤다. 왼발로 브레이크를 밟은 채 오른발로 가속을 유지하면 계기판에 준비 상태가 뜬다. 브레이크를 놓는 순간, 차는 기다렸다는 듯 앞으로 튀어나간다. 짧은 직선 구간이었지만 속도계 숫자가 빠르게 올라갔다. 가속이 워낙 직선적이고 강해 마치 게임 속 장면처럼 느껴졌다.
제동력도 인상적이다. 제동 시 꿀렁거림이 크지 않고, 회생제동의 존재감이 과하게 튀지 않아 자연스럽게 잘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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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경기도 용인에서 화성까지 약 55㎞ 구간에서 본지 기자가 제네시스 ‘GV60 마그마’를 시승하고 있다. [제네시스 제공] |
실내는 확실히 값어치를 한다. 가죽과 소재의 고급스러움이 손끝에서 느껴지고, 장거리 주행에서도 부담이 적도록 설계된 전동 버킷 시트는 몸을 안정적으로 받쳐준다. 고성능 모델이라고 해서 딱딱하고 불편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시승 내내 1시간가량 주행했지만 허리나 허벅지에 부담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 시트는 단순히 몸을 ‘잡아두는’ 장치가 아니다. 속도를 올리면 좌우 볼스터가 몸을 단단히 감싸줬다. 코너에서 차가 기울어질 때 상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지지해 주는 느낌이 분명하다. 반대로 일상 주행에서는 압박감이 과하지 않아 편안함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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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경기도 용인에서 화성까지 약 55㎞ 구간에서 본지 기자가 시승해 본 제네시스 ‘GV60 마그마’의 모습. 정경수 기자 |
전비는 한겨울 날씨에서도 준수한 수치를 보였다. 시승 구간 55㎞를 달리며 전비 3.8㎞/㎾h가 찍혔다. 출발 때 주행가능거리는 312㎞, 도착 후 254㎞로 58㎞ 줄었다.
제네시스는 마그마를 ‘과시적 고성능’이 아닌 ‘균형의 고성능’으로 정의한다. 이철민 제네시스 국내마케팅실 상무는 “마그마는 표면 아래 극한의 에너지를 응축한 ‘용암’처럼, 절제된 첫인상과 적극적인 열정을 함께 담았다”며 “마그마는 공격적인 퍼포먼스 일변도가 아니라 균형에 중심을 둔 고성능”이라고 설명했다.
GV60 마그마는 ‘정숙한 럭셔리’와 ‘적극적인 운전 재미’를 동시에 추구한 모델이다. 단순히 빠른 전기차를 넘어, 운전자가 개입하고 즐길 여지를 남겨둔 고성능 전기차에 가깝다. 차량 가격은 약 1억원대다. 진입 장벽이 낮은 가격대는 아니지만, 자신만의 색을 분명히 드러내고 싶은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 같다.
GV60 마그마는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상반기 중 해외 시장에도 투입될 예정이다. 마그마 시리즈는 향후 다른 차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두 번째 모델로 ‘G80 마그마’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