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사실은 따뜻했다…두 해째 이어진 온화한 ‘마른 겨울’ [세상&]

기상청, 2025년 겨울철 기후 특성 발표
올해 1∼2월 건조 지속…큰 기온 변동


강원 산간과 동해안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지난달 16일 강원 강릉시 교동 솔올택지에서 주민들이 조심스럽게 걸어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기상청은 2025년 겨울철(2025년 12월~2026년 2월) 기후 특성을 분석한 결과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고 4일 밝혔다. 기온은 비교적 온화했지만 1월 하순에는 북극 한기가 장기간 유입되며 강한 추위가 나타나는 등 변동성도 컸다.

강수량 평년의 53%…두 해 연속 ‘마른 겨울’


2025년 겨울철 일별 전국 강수량 시계열. 괄호 안의 값은 월강수량, 퍼센타일, 순위를 뜻한다. [기상청 제공]


기상청에 따르면 올겨울 전국 평균 강수량은 45.6㎜로 평년(89.0㎜)의 53%에 머물렀다. 지난해(39.6㎜)에 이어 2년 연속 평년의 절반 안팎에 그쳤다. 강수일수도 14.6일로 평년보다 4.8일 적었다.

특히 1~2월 누적 강수량은 21.5㎜로, 1973년 이후 같은 기간 기준 세 번째로 적었다. 1월 강수량은 4.3㎜로 역대 하위 2위를 기록했다. 2월도 17.3㎜에 그치며 건조한 흐름이 이어졌다.

12월은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했지만 기온이 높아 눈 대신 비로 내린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겨울철 눈 내린 날은 14.5일로 평년(15.9일)과 비슷했으나, 적설량은 14.7㎝로 평년(26.4㎝)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건조했던 배경에는 대기 흐름이 정체돼 기압계가 한자리에 머무는 블로킹 현상이 있었다. 1월에는 동시베리아~베링해 부근에 블로킹이 형성되면서 우리나라 북동쪽 상공에 찬 공기를 동반한 기압골이 자주 발달했다. 이에 따라 차고 건조한 북서풍이 지속해서 유입돼 비·눈의 양이 크게 줄었다. 2월에도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이 주를 이루며 맑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졌다.

열대 서태평양에서 구름이 강하게 발달하는 대류 활동이 평년보다 활발했던 점도 영향을 줬다. 우리나라 북동쪽에 저기압성 순환이 형성되고 건조한 공기가 유입되기 쉬운 기압 배치가 만들어졌다.

지역별로는 강원 영동과 경상도를 중심으로 상대습도가 50% 이하로 떨어지며 평년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았다. 동풍 계열 바람이 거의 불지 않은 데다 북서풍이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을 넘으며 수분을 잃는 지형 효과까지 겹쳐 건조함이 심화했다.

경상도를 중심으로 2월 가뭄이 확대됐으나 24일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대부분 해소됐다.

평년보다 0.6도↑…온화 속 ‘1월 한파’


겨울철 열대 대류 영향 모식도 [기상청 제공]


겨울철 전국 평균기온은 1.1도로 평년(0.5도)보다 0.6도 높았다. 12월과 2월은 대륙고기압의 세력이 평년보다 약하고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비교적 온화했다.

또 티베트 지역의 눈 덮임이 평년보다 적어 상층에서 고기압성 순환이 자주 발달했다. 이 공기는 우리나라로 확장되면서 기온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1월은 기온 변동 폭이 컸다. 하순에는 북극의 찬 공기가 열흘 이상 유입되며 강한 추위가 이어졌다.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는 역할을 하는 북극 소용돌이가 약해지면서 한기가 중위도로 내려온 데 따른 것이다. 음의 북극진동이라고 하는데, 북극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빠져나오기 쉬운 대기 상태를 뜻한다.

한편, 겨울철 우리나라 주변 해역 평균 해수면 온도는 12.9도로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수심 0~300m 바닷물에 저장된 열의 양인 해양 열용량도 평년보다 높은 상태를 보였다. 바다가 많은 열을 머금은 채 겨울을 나면서 대기와의 상호작용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1월과 2월에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지난 겨울철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 수준으로 적었고 일부 지역에는 기상 가뭄이 발생했다”며 “이상기후에 대한 사전 대응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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