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컬렉션 국외순회전 ‘한국의 국보’, 美시카고박물관서 개최

3월 7일~7월 5일 개최
국중박 244점·국현미 13점 등 총 257점
정선 ‘인왕제색도’ 등 국보 7건·보물 15건 포함

‘한국의 국보: 한국미술 2000년(Korean National Treasures: 2,000 Years of Art)’ 전시 포스터. [국립중앙박물관]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기증품 국외순회전의 두 번째 전시 ‘한국의 국보: 한국미술 2000년(Korean National Treasures: 2,000 Years of Art)’을 미국 시카고박물관에서 개최한다.

오는 7일 개막하는 이번 전시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비롯한 국보 7건, 보물 15건 등 문화유산 244점,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박수근, 김환기 등 한국 근현대미술 13점 등 총 140건 257점이 출품된다.

이건희 컬렉션 국외순회전은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 D.C.의 스미스소니언재단 산하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특별전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로 첫 여정을 시작했다. 이 전시는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 업무 정지로 인해 예정보다 일주일 늦게 개막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의 지난 5년간 특별전 최다 관람객 수인 8만여 명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쳤다.

여세를 몰아 미국 3대 종합박물관인 시카고박물관에서 3월 7일부터 7월 5일까지 다음 여정을 이어간다.

정선 ‘인왕제색도’. [국립중앙박물관]

시카고박물관은 1893년 시카고 만국박람회를 위해 건립된 건물에 위치하고 있다. 시카고 박람회는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한 이후, 조선이 처음으로 국제 사회에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기 위해 전시를 개최한 곳이기도 하다. 당시 아시아의 낯선 나라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은 많지 않았으나, 130여 년이 지나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기 위한 전시가 같은 자리에서 다시 열리게 된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시카고박물관은 2009년 세계적인 건축가 렌조 피아노의 설계로 모던 윙을 증축했는데, 이번 특별전은 모던 윙에서 개최하는 최초의 아시아 미술 특별전이다. 한국의 문화유산이 더 이상 아시아의 낯선 유물이 아니라,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K-컬처의 뿌리이자 원류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이번 전시는 삼국시대부터 20세기 후반의 현대 회화에 이르기까지 한국 미술의 2000년을 망라한다. 근현대 및 전통 회화, 도자, 불교 의례 등 한국 미술 각 분야의 대표 작품을 소개하며 축적된 한국의 예술과 문화유산을 조망한다.

특히 정선의 ‘인왕제색도’, 김홍도의 ‘추성부도’, ‘천·지·현·황이 새겨진 백자 대접’, 삼국시대 금동불, 고려시대 ‘천수관음보살도’, 조선전기 ‘석보상절’ 등 22건은 한국 문화의 깊이와 다양성을 보여주는 국보 또는 보물이다. 한때 개인의 소장품이자 보물이었던 이들 문화유산은 2021년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의 국가 기증으로 한국 국민 모두의 보물이 됐다. 전시 제목인 ‘한국의 국보’는 단순히 국가 지정문화유산으로서 ‘국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보물로서 ‘나라의 보물’을 의미한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시카고박물관은 1980년 개최한 특별전 ‘한국미술오천년’을 시작으로 깊은 인연을 이어 오고 있다. 시카고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의 국외박물관 한국실 지원 사업에 참여해 2017년 소장품에 대한 학술자문, 2018-2019년 한국어 음성안내 구축, 2021년 전문가 강연 등을 추진했다. 2024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분청사기와 백자호 등 9건 10점을 장기 대여해 한국실을 확장 재개관했으며, 개막 당시 보물 서봉총 금관과 허리띠를 특집 전시했다. 이번 특별전은 2022년 양 기관이 체결한 한국실 지원 사업의 결실로, 시카고박물관에서 46년 만에 개최되는 대규모 한국 미술 특별전이다.

이중섭 ‘황소’. [국립현대미술관]

이번 전시와 연계해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과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의 특별 강연도 마련된다.

유홍준 관장은 3월 5일 시카고예술대학교에서 ‘한국의 고대문화와 건축’, 3월 7일 시카고 한인문화원에서 ‘한국 역사의 힘과 한국 문화의 독창성’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다.

김성희 관장은 3월 6일 시카고박물관에서 한국미술의 사상, 가치, 전통을 조명한다.

유 관장은 “조선의 문화를 처음 국제 사회에 알린 시카고에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K-컬처의 원류로서 한국 전통문화를 제대로 알리고, 이번 전시를 계기로 한국의 새로운 국격과 위상을 확인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관장은 “이번 전시는 한국미술의 독창성과 탁월성을 총체적으로 선보일 것”이라며 “워싱턴 D.C.에 이어 시카고에서의 전시가 한국미술의 아름다움을 세계인과 함께 나누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7월 5일 폐막 후 전시는 대서양을 건너 영국 런던의 영국박물관으로 이동해 10월 1일부터 2027년 1월 31일까지 개최된 후 대장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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