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주유소 유류값 최고가격 지정 검토…담합·매점매석 강력 대응”

‘중동 리스크 대비’ 비축유 방출 에너지 수급 대응
수출 중소기업 지원 확대…20.3조 자금·세정 지원
중동 수출 중기 1000곳에 바우처 발급 3일 단축
호르무즈 봉쇄 대비 및 물류·선원 안전에 비상대응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5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에 따른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가격 급등과 관련해 ‘최고가격 지정’ 등 강력한 행정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사업법 제23조에 따라 가격이 급등할 경우 정부가 석유제품의 최고가격을 지정할 수 있다”며 “오늘 오후 가격 상황을 점검한 뒤 가격이 높은 경우 고시를 통해 최고가격을 지정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주유소 석유류 가격이 하루 만에 200원 넘게 오르는 곳도 있다는데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데 따른 답변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중동 상황 대응 현황 및 계획 관련 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


구 부총리는 가격 급등 과정에서 담합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격이 높은 주유소에 대해 담합이 인정될 경우 가격 재조정 조치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물가안정법에 따른 매점매석 단속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만약 매점매석이 발생한다면 시정 조치뿐 아니라 형사 처벌까지 가능하다”며 “정부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행정 조치를 통해 위기 상황을 이용해 부당하게 돈을 버는 행위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긴급 민생 관련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소집해 점검하고 필요한 시정 조치를 바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구 부총리는 이날 ‘중동 상황 관련 경제 분야 합동 비상 대응방안’을 보고하면서 “앞으로도 정부는 관계 기관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실물·금융·에너지 등 모든 분야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이상 징후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수급 대응과 관련해 “중동 외 지역에서도 물량 확보를 추진하고 해외 생산분 도입, 공동 비축, 우선 구매권 행사 등 다양한 비상 매뉴얼을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필요할 경우 비축유도 신속하게 방출할 수 있도록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현재 불안 심리가 다소 진정된 모습이지만 상황 전개에 따라 쏠림 현상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상황별 대응 계획을 마련해 시장 안정 조치를 시행하겠다”며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100조원 플러스 알파 규모의 안정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고 소개했다.

외환시장 역시 경계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오늘 아침 원/달러 환율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쏠림 현상이 확대되지 않도록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필요할 경우 적기에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수출 지원 대책도 설명했다. 그는 “중소벤처기업부와 관계부처가 함께 피해·애로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며 “15개 수출지원센터와 누리집을 통해 피해와 애로를 접수하고 있고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일대일 전담관제를 통해 기업별 애로사항을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출 중소기업 금융 지원 방안도 언급했다. 구 부총리는 “애로를 겪는 수출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총 20조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해 금리 인하와 대출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며 “피해 기업에 대해서는 법인세 납기 연장과 세무조사 부담 완화 등 세정 지원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산업통상부도 이날 미국-이란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은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카타르·쿠웨이트·이란·바레인 등 호르무즈 해협 인접 7개국 수출 비중이 50% 이상인 기업 1063곳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오는 11일부터 ‘긴급 수출바우처’를 공고하고, 한국무역보험공사는 해당 지역 수출 기업의 제작자금 보증 한도를 최대 1.5배까지 확대한다.

구 부총리는 호르무즈 해협 상황과 관련해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물류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수출입 물류 비상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물류 바우처 한도 증액 등 추가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며 “중동 의존도가 높은 납사 등 품목에 대해서는 공급망 안정화 기금 비상 대응반을 가동해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또 “현재 호르무즈 인근 해역에 있는 우리 선원은 총 186명이며 외국인까지 포함하면 약 640명 규모로 파악된다”며 “필요한 경우 선용품 보급이나 하선 지원 등 조치를 통해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현재 중동 상황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단기 대응과 함께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경기와 민생 안정 대책을 추가로 마련해 즉시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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