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또 떨어져요?” 노조 총파업에 주주들 비명…“10조 날릴 위기”

삼성전자 [연합]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5월 총파업’을 목표로 오는 9일부터 쟁의 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파업 위기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5일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오는 9~18일 쟁의 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해 이달 중순 쟁의권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과반이 찬성해 쟁의권을 확보할 경우 4월 전 조합원 집회, 5월 총파업 등 순으로 투쟁 수위를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공동투쟁본부는 “5월 총파업을 목표로 쟁의 참여자 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공동투쟁본부는 지난해 11월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삼성전자노조동행 등으로 공동교섭단을 구성하고 3개월여 동안 사측과 임금 협상을 벌여왔다. 그러나 성과급 상한 폐지를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노조는 지난달 19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3일 열린 2차 조정 회의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고, 노조는 공동교섭단을 공동투쟁본부로 전환하며 쟁의권 확보 절차에 들어갔다.

노사는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성과급 제도인 초과이익성과급(OPI)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OPI는 실적이 목표를 초과할 경우 초과이익의 20% 범위에서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하는 성과급 제도다. 사측은 OPI 50% 상한을 유지하되, 산정 기준을 ‘경제적 부가가치(EVA)의 20%’와 ‘영업이익의 10%’ 가운데 직원이 유리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시 OPI 100% 추가 지급 △임금 인상률 6.2% △전 직원 자사주 20주 지급 △최대 5억원 저리 대출 △사내몰 100만 포인트 지급 등의 보상안을 내놓으며 협의를 시도했다.

그러나 노조는 OPI 상한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일회성 특별포상은 전체 영업이익의 4% 수준에 불과하다”며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배분하는 경쟁사와 비교해 격차가 크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미래 투자 재원 확보 등을 이유로 OPI 상한 폐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중심의 사업 구조상 막대한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 약 85조원 가운데 47조원을 시설 투자에 투입했다.

산업계에서는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 심화와 중동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생산과 투자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연구개발과 시설 투자가 적기에 이뤄져야 하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파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파업 시 회사는 10조원의 손실을 보지만 직원들의 손해는 4000억원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주주들도 노사 갈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막대한 손실이 발생해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동 전쟁 이후 국내 증시가 급락하는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는 이틀간 약 20% 가까이 하락했지만, 지난 5일 하루 만에 11% 넘게 반등하며 19만원선을 회복했다.

한 투자자는 “이란 사태로 국내 증시가 폭락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은 주주들을 볼모로 회사에 압박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측과 조속히 원만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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