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적 치료전략, 간부전·사망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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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왼쪽) 교수와 탁권용 임상강사. [서울성모병원 제공] |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팀(제1저자 탁권용 임상강사)이 anti-CD38 항체 치료를 받은 다발성골수종 혈액암 환자의 B형간염 바이러스(HBV) 재활성화 발생률과 위험도 층화를 체계적으로 분석, 동일한 치료를 받더라도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고위험 하위군이 존재함을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현재 B형간염이 없지만 과거 감염 이력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면역억제 치료 환경에서 잠복 상태의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될 수 있으며, 급성 간염·간부전·사망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다발성골수종 치료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anti-CD38 항체는 1차 치료부터 재발·불응 단계를 아우르는 핵심 약제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골수종 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형질세포와 면역조절세포에도 광범위하게 발현돼 있다. 이에 anti-CD38 치료는 항종양 효과와 동시에 B형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 면역 체계를 교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바이러스 재활성화 위험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부족해, 가이드라인에서도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를 일괄적으로 권고하지는 않는 ‘회색지대’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2015년 1월~2025년 12월 anti-CD38 치료를 받은 다발성골수종 환자 709명 중에서 과거 B형간염에 노출된 환자(anti-HBc 양성, HBsAg 음성) 180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수행했다.
중앙 추적 관찰 기간은 14.5개월로, 이 중 14명(7.8%)은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행한 환자였으며, 166명(92.2%)은 예방 치료 미시행군이었다. 예방 치료 미시행군 166명 중 B형간염 재활성화가 확인된 경우는 13명(7.8%)이었다. 이 수치는 유럽간학회(EASL) 임상 가이드라인이 정의하는 중등도 위험군(1-10%) 범주에 해당하며, 현행 지침에서는 이 범주의 환자에게 예방적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일괄 권고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연구팀은 동일한 치료를 받는 환자들 사이에서도 재활성화 위험도가 균일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설 아래, 예방 미투여군 내 독립적 위험인자를 다변량 분석으로 도출했다. 그 결과, 기저 anti-HBs(B형간염 표면항원에 대한 방어 항체) 수치 100 IU/L 미만과 재발·불응 단계에서의 치료 시작, 두 가지가 재활성화를 예측하는 핵심 인자로 확인됐다.
이 두 인자를 조합해 환자를 4개 하위군으로 층화하여 분석했다. 그 결과 저위험군(anti-HBs ≥100 IU/L + 1차 치료)에서는 전체 추적 기간 재활성화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반면, 고위험군(anti-HBs <100 IU/L + 재발/불응 치료)에서는 중앙 추적 기간 10.6개월 동안 약 19.6%에서 해당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24개월 누적 발생률은 무려 약 40%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 고위험군이 기존 EASL 분류 기준으로는 여전히 ‘중등도 위험(<10%)’으로 분류돼 예방적 항바이러스 투여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이다.
전체 발생률만 놓고 보면 중등도 위험처럼 보이지만, 환자 특성을 세분화하면 그 안에 실질적인 고위험에 해당하는 하위군이 존재하는 만큼, 기존의 일률적인 위험 분류 체계만으로는 식별하지 못하는 예방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연구를 주도한 성필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anti-CD38 치료가 ‘중등도 위험’으로 단순히 분류되던 기존 인식을 넘어, 명확한 고위험군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선별적 예방 항바이러스 치료 전략을 통해 간부전과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임상적 근거를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김광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