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 뜻밖 수혜자는 푸틴?…“경제·외교 이익 다 챙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알래스카에 있는 미군 기지에서 만나 회담했던 당시의 모습. 푸틴 대통령은 이란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9일(현지시간) 통화하고 중재 의지를 전했다.[로이터]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미국과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란 전쟁이 발발한 후 의외의 수혜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전쟁이 중동 지역 내 러시아의 위상을 높여주고 미국과의 소통도 이어지게 하는 한편,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취할 기회도 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BBC 방송 등 외신은 푸틴 대통령이 이란 전쟁으로 인한 실리를 챙기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경제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가로막힌 데 따른 국제 유가 상승의 덕을 보고 있다.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은 러시아 경제에 활력이 되고 있다. 러시아산 원유는 지난해 배럴당 50달러 초반으로 거래됐지만, 이번 주에는 100달러 선을 넘었다.

러시아 연방 예산은 유가가 배럴당 59달러 선일 때 재정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설계돼있는 만큼 유가 급등은 경제적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푸틴 대통령은 9일 러시아 석유·가스 기업을 불러 유럽이나 미국이 러시아산 가스를 다시 원한다면 분명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했다.

미국도 원유 가격 안정을 위해 러시아산 원유 제재 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등 숨통을 틔워주는 모습이다.

러시아는 외교적으로도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밝히며 중동 분쟁에서 중재자 면모를 강조했다. 러시아는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이란에 중동 내 미군 자산의 위치를 알려주며 분쟁에 간접적으로 관여 중이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런 의혹은 부인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에서 이란 분쟁의 외교적 해결을 위한 견해를 공유했다며 중동에서의 존재감을 부각하는 중이다.

BBC는 특히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유대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 한다고 짚었다.

미국과의 관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자국에 유리하게 끌어나가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또한 현재까지 이란 전쟁의 유일한 승자는 러시아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코스타 의장은 145개국 EU 대사들의 연례회의에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국제적 관심과 군사 역량이 우크라이나에서 중동으로 분산되며 러시아만 이득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타 의장은 “러시아는 국제법을 어기면서 우크라이나의 입지를 꾸준히 훼손하고 있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 덕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뒷받침할 새로운 재원도 손에 넣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새로운 현실을 안다”며 “그 현실에서 러시아는 평화를 훼손하고, 중국은 무역을 교란하고, 미국은 규범에 기초한 국제 질서에 도전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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