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운임 1300달러→3500달러로 폭등…고사 위기
대금 미지급·연락 두절 등 피해 속출…정부, 전방위 지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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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서울 목동에서 진행된 중동 수출기업 간담회에서 강석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왼쪽)이 발언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제공]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우리 중소기업들의 수출 전선에 치명적인 ‘물류 쇼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운임이 3배 가까이 폭등하고 선적 지연과 대금 결제 중단이 잇따르며 수출 현장의 비명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중동 상황 관련 중소기업 애로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11일 12시까지 접수된 중소기업 피해 및 애로 사항은 총 146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76건이며, 사태 장기화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50건에 달했다. 피해 유형별로는 ‘운송 차질’이 54건(71.1%)으로 가장 압도적이었으며, 물류비 상승(35.5%), 대금 미지급(32.9%), 출장 차질(23.7%) 등이 뒤를 이었다.
수출 현장의 피해는 이미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자동화기기를 수출하는 A사는 사우디아라비아로 물품을 보냈으나 도착이 지연되면서 대금 결제가 늦어지고 물류비 인상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화장품 업체인 B사는 이스라엘 내 인허가 절차가 멈춘 것은 물론, 주변 중동 국가로의 수출마저 사실상 중단되거나 무기한 지연되는 상황이다.
물류 마비가 곧 자금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원단을 취급하는 C사는 이미 출항시킨 여러 건의 오더가 도착하지 못한 채 바다 위에서 대기 중이라 바이어로부터 물품 대금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기계장비를 수출하는 D사 역시 선박 확보가 불가능해진 데다 물류비까지 폭등하자 이달 예정됐던 제품 수출 계획을 아예 무기한 연기했다.
바이어와의 연결 고리가 끊긴 사례도 있다. 선박부품 업체 E사는 지난해 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초 선적을 진행하려 했으나, 두바이 바이어가 갑자기 연락 두절되면서 수출 일정과 대금 결제가 모두 마비됐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11일 개최한 긴급 간담회에서도 절박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전 세계 50여 개국에 기계 제품을 수출하는 P사는 “최근 중동 항로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컨테이너(TEU)당 1300달러 수준이던 운임에 할증료가 붙어 350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다”며 물류비 지원 확대를 강력히 호소했다. 초콜릿 가공품을 수출하는 A사 역시 “호르무즈 해협 이용 제약으로 3~4월 출고 예정 물량의 운송 차질이 우려된다”며 대체 항로 정보 제공을 요청했다.
위기의 여파는 이란(34.1%)과 이스라엘(23.0%)을 넘어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기타 중동 국가(59.5%)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에 중진공은 물류 차질과 유동성 애로를 겪는 기업들을 위해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두바이와 리야드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활용해 현지 물류 정보를 신속히 공유하고, 긴급경영안정자금 투입을 통해 유동성 공급에 나설 방침이다.
강석진 중진공 이사장은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중소기업의 피해가 엄중한 상황”이라며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기업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총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