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충북대 의대 정원 2배로

교육부, 5개년도 의과대학 배정안
2027년도 490명 증원 지역의사로
부울경·대전충남·대구경북 순 많아
2031년까지 총원 3671명 수준으로
지역·필수의료 확충·공백 완화 취지
대학 이의신청 거쳐 4월 최종 확정
지방유학 봉쇄에도 지역의대 수요 높아



정부가 2027학년도 의과대학 지역별·대학별 입학정원 배정안을 사전 통지를 완료했다. 지방 소규모 대학의 경우 2배 가까이 증원된 대학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증원된 의대생은 모두 ‘지역의사’로 일하게 된다.

교육부는 13일 ‘2027학년도~2031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배정안 사전통지 브리핑’을 열고 서울을 제외한 32개 대학에 대해 의대 학생 정원 배정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대학 의견 제출과 이의신청 절차를 거쳐 4월 중 최종 정원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배정안의 핵심은 단순 증원이 아닌 지역의료 인력 확충이다. 정부는 2027학년도부터 모집하는 의대인력 증원분을 모두 지역의사로 양성할 계획이다. 지역의사제란 의대 입학 단계부터 일정 인원을 선발해 지역에서 교육·수련을 거쳐 일정 기간 해당 권역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수도권 쏠림으로 인한 지역·필수의료 공백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2027년 의대 3548명 선발…2031년도 까지는 3671명 수준 유지=배정안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과대학의 총정원은 2027학년도에는 490명이 증가한 3548명으로 늘어난다. 2028학년도부터 2031학년도까지는 매년 613명이 추가되어 3671명 수준을 유지한다.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서울 지역 8개 대학은 기존 정원인 826명을 증원 없이 그대로 유지하는 반면 지역 거점 의료를 책임질 비수도권 권역의 의대 정원은 크게 늘어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부산·울산·경남 6개 대학이 97명 늘어난 556명으로 증원분이 가장 많다. 이어 ▷대구·경북 5개 대학 423명(72명↑) ▷대전·충남 5개 대학 404명(72명↑) ▷강원 4개 대학 330명(63명↑) ▷광주 2개 대학 300명(50명↑) ▷충북 2개 대학 135명(46명↑) ▷전북 2개 대학 273명(38명↑) ▷제주 1개 대학 68명(28명↑) ▷인천·경기 5개 대학 233명(24명↑) 순이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소규모 의대의 정원 확대가 두드러진다. 2027학년도 기준 정원이 가장 많이 늘어나는 대학은 강원대와 충북대로 각각 39명씩 증원된다. 두 대학은 정원이 40명대에서 80명대로 2배 가까이 늘어난다. 그다음으로는 전남대와 부산대가 31명, 제주대와 충남대가 28명, 경북대는 26명 순으로 증원된다.

증원 폭이 크지 않은 대학도 있다. 2027학년도 기준 차의과대는 2명, 성균관대는 3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가톨릭관동대·건양대·을지대·아주대·인하대 등도 한 자릿수 증원에 머물렀다. 한 자릿수 증원이 이뤄진 대학은 대부분 경기·인천 지역이었다.

교육부는 정원 배정의 공정성을 위해 의대 교육 현장 전문가들로 배정위원회를 구성해 심사를 진행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배정 기준으로는 국립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전체 의대의 42.5%를 차지하던 정원 50명 미만의 소규모 의과대학이 적정 규모를 확보할 수 있도록 안배했다”고 설명했다.

▶‘무늬만 지역의대’ 관행 제동…대학별 정원안 4월 중 최종 확정=정부는 특히 ‘무늬만 지역의대’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대학이 소재한 지역이 아닌 수도권 등 다른 지역 병원 중심으로 실습을 운영하는지 여부를 따지고 이에 대한 개선 계획을 정원 배정 평가에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정원 확대가 의학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시설과 인력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도 약속했다. 대학별로 늘어난 규모에 맞춰 강의실·실습실을 신속히 개선하고 필요한 기자재를 연차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국립대에 인력과 시설 지원, 사립대에는 재정 지원과 교육환경 개선을 진행한다.

또 2027학년도부터 지역의사제로 선발된 학생들이 졸업 후 안정적으로 지역 의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역의사지원센터’를 설립하여 학업과 진로를 전폭적으로 도울 예정이다. 대학병원 지원 강화도 이뤄진다. 국립대병원의 경우 의대생 교육과 전공의 수련의 핵심 거점으로 삼아 교육·연구 인프라 투자를 확대한다.

사전 통지된 대학별 정원안은 오는 24일까지 대학 현장의 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30일간의 이의신청 기간을 거쳐 4월 중 최종 정원이 확정되면 각 대학은 5월 내에 학칙 개정과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교육부는 정원 확정 이후에도 각 대학이 제출한 교육 여건 개선 이행계획을 매년 점검하고 이행이 미흡할 경우 재정지원사업 연계나 정원 회수 등의 불이익을 부과해 대학의 책무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이번 접수에서 지방 32개 의대의 신청인원은 정원 증원 총량을 훨씬 상회했는데, 이는 의대가 지역의료 인력 양성이라는 사회적 책무성에 공감한 것”이라며 “교육부는 정원 배정이 지역의사제의 첫걸음이라고 보고 타당원 정원 배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의사제’ 지역 요건 강화에도…입시업계 “지방 의대 수요 높을 것”=의대 정원 증원분이 확정되면서 의대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질 전망이다. 의대 진학을 위한 ‘지방 유학’이 사실상 봉쇄 됐음에도 지방 의대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앞서 의대 정원 증원분을 모두 지역 의사로 뽑는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지방으로 이사·전학을 준비하는 중학생·학부모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같은 흐름에 정부는 기존 발표된 중학교 소재지 요건 적용 시기를 2033년에서 2027년으로 앞당겼다. 이에 올해 수도권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의대 인접 지역의 고등학교에 입학해도 지역의사제 지원이 불가능해졌다.

이처럼 지역의사제 문턱이 높아졌지만 지방 의대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은 향후 꾸준히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의대 합격권 밖에 있던 지방의 예비 수험생들이 지역의사제를 통한 지방 의대 입학을 시도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지방 의대 지원자가 늘더라도 입시결과는 오히려 전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지역의사제 지원 요건 강화로 지방유학이 차단되면서 지역에 거주하는 예비수험생들은 의대에 갈 성적은 아니더라도 지방 의대에 원서를 써보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도 “지역의사제 전형을 통해 상향지원하는 수험생들이 나올 수 있다”며 “지역의사제 전형의 합격선은 일반전형이나 지역인재전형보다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김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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