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유 58%↑·환율 1500원 위협
러·우 전쟁 발발 4년전 ‘데자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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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물가가 지난 2월까지 8개월 연속 상승한 데 이어 3월에는 오름폭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까지는 고환율에 따른 상승 압력을 저유가가 일부 상쇄했지만, 이달 들어 중동 사태 여파로 환율과 국제유가가 동시에 뛰면서 수입물가 상방 압력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발발한 중동사태 이후 유가와 환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3월 수입물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월까지는 유가와 환율 중 하나가 하락하며 수입물가 상승 압력을 일부 낮췄지만, 3월에는 두 지표가 동시에 급등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수입물가 추이를 보면 최근 8개월 연속 상승세에는 대체로 고환율의 영향이 컸다.
월평균 원/달러 환율(주간 종가 기준)은 달러 수급 불균형 등의 여파로 지난해 7월(1375.22원)부터 12월(1467.4원)까지 6.7%가량 상승했다. 반대로 월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같은 기간 배럴당 70.87달러에서 62.05달러로 12.4%가량 떨어졌다.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물가 하락분을 환율 급등이 상쇄한 셈이다.
월평균 환율을 두바이유 가격으로 나눈 값은 같은 기간 19.7에서 22.8까지 올랐다. 이 수치가 오를수록 유가 수준에 비해 환율이 높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올해 들어 환율은 다소 진정세를 보였지만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에 이번에는 유가가 뛰었다. 2월 환율이 전월 대비 0.5% 떨어질 동안 두바이유 가격은 10.4% 급등했다. 2월 환율을 두바이유가로 나눈 값도 21.2까지 떨어졌다.
중동 사태가 본격화한 이달에는 양상이 달라졌다.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서 이달 평균 환율(16일까지)은 1479.04원, 평균 두바이유가(13일까지)는 배럴당 108.45달러까지 뛰었다. 둘 다 전월 대비 각각 2.1%, 58.6%씩 높아진 수준이다. 환율은 여러 차례 1500원을 넘나들면서 고공행진 하고 있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5원 내린 149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특히 이달에는 유가가 급등하면서 환율을 두바이유가로 나눈 값도 13.6까지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당시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해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유가와 환율 등이 동시에 오르면서 3월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7.6% 뛰었다. 그해 연간 수입물가 증가율은 전년 대비 25.9%로,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36.2%)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유가와 환율뿐만 아니라 수입물가를 구성하는 다른 품목들도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가중치가 높은 광산품들을 보면 천연가스 가격은 2월 말 MMBtu(열랑 단위) 당 2.8달러대에서 최근에는 3달러 안팎까지 올랐다. 석탄 가격도 지난달 말 톤당 110달러선에서 거래되다 현재 135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철광석 가격 또한 지난달 말 톤당 99달러에서 현재 105달러를 넘어선 상황이다.
‘설상가상’ 중동 사태가 다음달까지 이어질 경우 환율은 더 큰 상방 압력에 직면할 수도 있다. 4월 국내 상장사가 배당급 지급을 시작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달러로 환전 수요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달 예정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원화 가치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중동 사태 장기화로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된다면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3월 수입물가도 상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제유가의 급격한 오름세는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류 중심이라 소비자물가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최고가격제가 시행되면서 (가격이)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오름폭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벼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