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8도 독감에도 출근했다” 유치원교사 사망…‘쉴 수 없는 구조’ 울분

부천 20대 유치원 교사 사망 사건
교원단체·노조 “구조적 참사” 입모아
진상 규명 및 근본적 제도 개선 촉구


경기 부천의 한 유치원 교사가 독감에 걸린 뒤 무리한 출근으로 병세가 악화돼 끝내 숨지자 유족이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경기 부천의 한 유치원 교사가 독감에 걸린 상태에서도 출근을 이어가다 숨진 사건을 두고 교원단체와 노조가 열악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 정비를 촉구하고 나섰다.

20일 경찰과 교육계에 따르면 부천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근무하던 20대 교사 A씨가 지난달 14일 숨졌다. 올 1월 27일 B형 독감을 확진받은 A씨는 대체 인력이 없어 30일까지 사흘간 출근해 아이들을 돌봤고, 이후 체온이 39.8도까지 오르자 조퇴한 뒤 이튿날인 31일 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나 입원 당일 중환자실로 옮겨질 만큼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A씨는 폐손상 등 합병증으로 2주 뒤 숨을 거뒀다.

이번 사건을 두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20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교사가 마음 편히 쉴 수 없는 학교 현장의 단면이 드러난 사건”이라며 교육당국의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교총은 “교육청 차원의 보결교사 인력풀을 상시 운영하고 보결 전담교사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교원의 희생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역시 “명백한 직무상 재해”라며 “감염병 상황에서 교사의 병가 사용을 보장하고 실효성 있는 대체 인력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도 성명을 내고 “유치원은 대체 인력 부족과 취약한 인력 구조로 인해 교사 한 명의 공백이 곧 교육 공백으로 이어지는 환경”이라며 “결국 교사들이 아픈 상황에서도 출근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쉴 수 없는 시스템’이 비극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치원이 초·중등학교에 비해 교원 보호 및 지원 체계가 미흡한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업무상 재해 인정을 비롯해 ▲철저한 진상 규명 ▲병가·연가 사용 보장 ▲보결교사 상시 확보 ▲국가 차원의 실태조사 ▲유치원 관리·감독 강화 등을 요구했다.

부천교육지원청은 “유치원에서 병가 사용 자체를 제한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도 해당 유치원을 상대로 현장 조사와 함께 향후 사립유치원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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