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장면도 한눈에 파악…‘뇌 구동전략’ 원리 밝혔다

- IBS 기억 및 교세포 연구단, 뇌가 세상을 효율적 이해하는 원리 규명


RDK 자극에 대한 시각-두정엽 계층에서의 요약 통계 및 범주 정보처리 개념도.[IBS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복잡한 시각 정보를 단순화해 핵심을 파악하는 뇌 기능의 구체적 작동원리를 규명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억 및 교세포 연구단 인지 및 교세포과학 그룹 김이준 연구위원과 이도윤 연구위원 연구팀은 뇌가 복잡한 움직임 정보를 평균적인 방향 정보로 요약한 후 왼쪽, 오른쪽과 같이 비슷한 특징으로 묶는‘범주화된 정보’로 변환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사람의 뇌가 복잡한 감각 정보를 빠르게 요약해 판단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정보처리 과정이 단일 신경세포 수준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동물 실험으로 살펴봤다. 생쥐에게 수백 개의 점이 무작위로 움직이는 무작위 점 운동(random dot kinematogram, RDK)을 제시한 뒤, 점들의 평균 움직임 방향이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판단하도록 했다.

연구진은 생쥐 뇌 신경세포의 활성 변화를 형광 신호를 이용해 추적하는 칼슘 이미징 기법으로 수백에서 수천 개의 반응을 동시에 확인했다. 더하여, 시각 정보를 가장 먼저 처리하는 일차시각피질과 판단 및 행동에 관여하는 후두정피질의 신경세포 집단 활성을 비교해, 뇌 영역에 따른 움직임 정보가 어떻게 표현되는지 살펴봤다.

분석 결과, 일차시각피질에서 복잡한 움직임 정보를 평균화한 방향 정보와 분산 정보가 형성됐다. 이어, 후두정피질에서는 평균 방향 정보가 왼쪽, 오른쪽과 같이 범주화된 정보로 변환됐으며, 두 영역은 정보를 주고받으며 유연하게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이준 IBS 기억 및 교세포 연구단 연구위원.[IBS 제공]


또한 뇌의 정보처리 과정은 개별 신경세포보다 여러 신경세포의 집단 활동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 개별 신경세포는 자극 조건이 달라질 때마다 반응이 크게 변했지만, 여러 신경세포 집단에서는 비슷한 패턴이 유지되며 판단에 활용될 수 있는 일관된 정보가 나타났다. 이는 뇌가 하나의 신경세포가 아니라 다수의 신경세포 활동을 종합해 판단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이준 연구위원은 “이렇게 있는 그대로 모든 정보를 다 받아들이는 대신 그 통계적 구조를 파악하는 뇌의 정보처리 방식은 인간의 주관적 지각 경험과 의사결정 원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며 “복잡하고 방대한 정보 속에서 핵심 정보를 추출해야 하는 컴퓨터 비전 시스템 개발과 인공의식 연구에도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3월 23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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