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단가 인하·광고비 전가 등 심화
온라인 거래 특성 반영 법 개편 추진
전면·부분 개정 놓고 연구용역 착수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는 유통 환경에 맞춰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에 본격 착수한다. 오프라인 중심으로 설계된 현행 법 체계로는 온라인 거래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 행위를 충분히 규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26일 관가에 따르면 공정위는 ‘온라인 유통시장의 불공정행위를 효과적으로 규율하기 위한 대규모유통업법 개선방안 마련’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전면 개정과 부분 개정 두 가지 방안을 비교·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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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
국내 유통시장은 빠르게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내 총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 비중은 2015년 약 14%에서 2025년 약 59%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은 2011년 제정 당시 오프라인 유통 환경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검색노출, 실시간 가격 조정, 모바일 광고 등 온라인 특유의 거래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특히 공정위는 가격 경쟁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납품업체에 전가하거나 광고 및 프로모션 비용 강요, 데이터·정보 구매 요구, 무료 반품 비용 전가 등을 주요 문제로 보고 있다.
최근 온라인 쇼핑업계 1위 사업자인 쿠팡 제재 사례도 이런 문제의 연장선에 있다. 공정위는 쿠팡이 납품업체에 납품단가 인하와 광고비 부담 등을 요구한 행위를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판단해 시정명령과 21억8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시 공정위는 “자신의 이익률 유지를 위해 납품업자의 희생을 강요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다만 납품업체 피해 규모를 정확히 산정하지 못한 데다 일부 행위는 증거 확보가 어려워 제재 수위가 제한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납품단가 인하나 광고비 부담 등 거래 자체는 확인되지만, 증거를 남기기 어려운 방식으로 요구가 전달되면서 강요에 따른 불법 행위인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운 구조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도 일정 부분 규율은 가능하지만 규정이 포괄적인 측면이 있어 최근 거래 유형을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여기에 법 체계가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행위 유형에 맞게 조문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특정 기업 사례 하나 때문이라기보다 시장 자체가 계속 변화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행위가 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행위까지 선제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연구용역을 통해 온라인 유통시장 특유의 불공정행위 유형을 발굴하고 이를 실효적으로 규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온·오프라인 유통 구조 비교, 거래 방식 분석, 판례 및 해외 사례 조사, 납품업자 의견 수렴과 함께 현행 규제의 적정성 점검도 병행한다.
연구용역은 약 4개월간 진행되며 하반기 중 결과가 도출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이를 토대로 법 개정 방향을 확정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일부 조항 추가 수준이면 부분 개정이 가능하지만, 온·오프라인 규율 체계를 전반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면 전면 개정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