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평가이익 기반한 장부상 이익
석화사는 래깅 효과로 실적 방어 관측
고가 원료 투입 2분기 실적 변동성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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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1분기 실적 향방에 변수로 떠올랐다. 유가 상승과 환율 효과를 등에 업은 정유업계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성적표를 예고한 가운데, 석유화학 업계는 제품가 반영 시차(래깅) 덕에 실적 악화는 면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원가 폭탄’이 본격화될 2분기 이후를 더 큰 고비로 보고 있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정유업계는 고유가 기조 속에 견조한 1분기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에쓰오일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619억원, SK이노베이션은 449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나란히 흑자 전환했으며, 전분기와 비교해도 영업이익이 늘어난 수준이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비슷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에쓰오일의 경우 재고 관련 이익이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에쓰오일의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7939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3월 평균 두바이유 가격이 지난해 말 대비 배럴당 50달러가량 급등하면서 발생한 막대한 재고평가이익과 환율 효과, 제품 스프레드 개선이 맞물린 결과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런 실적 전망에도 정유업계의 속내는 복잡하다. 최근의 수익 확대가 유가 급등에 따른 일시적인 재고평가이익에 기반한 장부상 이익인데, 실제로는 고유가로 인한 원유 수급 비용과 운임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기름값 폭등으로 폭리 등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횡재세 논의 등 역풍도 걱정하고 있다. 4월 이후 유가가 하락하면 1분기 실적 호조의 원인이었던 재고이익이 2분기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석유화학 업계는 제품 가격 상승이 원가 상승보다 먼저 반영되는 래깅 효과에 기대 1분기 실적을 방어하고 있다. LG화학의 1분기 영업손실은 1479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다만 NH투자증권은 석유화학 부문만 떼어보면 3월 래깅 효과 등에 힘입어 636억원 규모의 흑자를 낼 것으로 분석했다. 제품가 반영 시차 덕에 석유화학 부문 실적은 전분기 대비 개선될 것이란 설명이다.
롯데케미칼은 1분기 21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1분기 64억원의 영업손실 컨센서스를 기록했는데, 미국 내 태양광 모듈 가격 상승분을 판가에 전가하며 신재생 부문 중심의 실적 반등을 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NCC를 보유하지 않아 중동 사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금호석유화학은 영업이익 컨센서스 802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실적이 나아지며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선 국내 나프타분해시설(NCC)의 중동산 원료 의존도가 60%에 달해, 향후 가동률 하향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KB증권은 “호르무즈 봉쇄 영향은 한국 NCC 가동 이래 처음이라 예측이 불가능한 영역”이라며 가동률 유지를 관건으로 꼽았다.
이런 가운데 석화업계의 경우 원재료 수급난과 고가 원료 투입이 실적에 그대로 반영되는 2분기부터 실적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현대차증권은 LG화학 실적과 관련해 “2분기부터 고가 원재료를 투입한다”며 “실적은 중동 안정화 시점에 따른 변동 가능성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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