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라 괜찮아”… 꼼수 배차 등 장관님들 비껴간 ‘차량 5부제’[세종백블]

장관 관용차 대부분 ‘전기차’…‘가솔린 차’ 장관, 다른 공용차량 배차
반면 ‘자율시행’ 경제단체 고위 임원진, 5부제 적용요일 지하철 이용


지난 25일 서울 서대문구청 주차장 입구에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이태형·김용훈·양영경 기자]정부가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5일부터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를 시행했지만, 정작 장·차관 관용차는 대부분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장·차관이 5부제 예외 차량인 전기차를 관용차로 사용하고 있어서다.

또 가솔린 차량을 이용하는 일부 장·차관의 경우에도 5부제에 해당하는 날에는 다른 관용차를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돼, 솔선수범해야 할 고위 공직자들이 ‘꼼수’를 쓰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반면 의무가 아닌 자율 참여 대상인 경제단체 임직원들은 차량 5부제에 적극 동참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일부 임직원들은 차량 운행이 제한되는 날에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관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차량 끝자리 공개 거부)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끝자리 4번),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끝자리 2번), 이호현 기후부 2차관(끝자리 4번) 등 주요 세종관가 장차관의 관용차는 전기차인 EV9로 5부제 제외 차종이다.

또 주병기 공정위원장(끝자리 0번)과 김영훈 노동장관(끝자리 4번)은 전기차 G90를 관용차로 이용하고 있다. 주 위원장은 5부제 제외 차종인 수소차 넥쏘(끝자리 8번)도 관용차로 이용하고 있다.

반면, 행정안전부 윤호중 장관(끝자리 4번)과 김민재 차관(끝자리 0번)은 가솔린 G90를 관용차로 사용하고 있다. 김광용 재난안전관리본부장(끝자리 7번)도 가솔린 차량(GV80)을 이용하고 있다. 행안부에서는 장차관과 본부장 관용차가 5부제에 걸릴 경우, 공용차량을 배차받아 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끝자리 6번)도 관용차로 가솔린 G90를 사용하고 있다. 농식품부에서는 현재 송 장관의 관용차를 G80 전기차로 변경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정부는 미국·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자 지난 25일 0시부터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를 시행하고 있다. 5부제 영향권에 드는 차량은 약 150만 대로 추정된다. 5부제는 차량 번호 끝자리 기준으로 요일별 운행을 주 1회 제한하는 방식으로, 월요일(1·6번), 화요일(2·7번), 수요일(3·8번), 목요일(4·9번), 금요일(5·0번)에 각각 적용된다. 주말에는 이용에 제한이 없다.

정부는 제도 이행 여부를 각 기관장이 점검하고, 4회 이상 위반할 경우 상습 위반으로 간주해 징계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기관장인 장관들은 예외 차량을 이용하거나 대체 차량을 활용함으로써 사실상 제도의 영향을 받지 않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달리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주요 경제단체들은 자율적으로 차량 5부제에 참여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임직원의 업무용 및 출퇴근 차량에 대해 요일제를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가솔린 관용차를 이용하고 있는 모 경제단체 고위 임원(끝자리 5번)은 5부제를 적용받았던 지난 27일 산업부 장관 주재 긴급회의가 열렸던 중구 대한상공회의소까지 지하철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 관가 한 관계자는 “지난 27일 부처 대변인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가 조만간 5부제 시행관련해서 전철로 출퇴근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말이 나왔다고 들었다”면서 “부디, 일회성 보여주기로 홍보영상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장차관들은 5부제 제외 차종인 전기· 수소차를 관용차로 이용하면서 전혀 불편함을 겪지 않으면서 이를 위반하는 공직자들에 대해 징계를 준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덧붙였다.

[세종백블]정부 공식 멘트 뒤에 숨은 관가의 진짜 이야기를 세종 상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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