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박왕열, IQ50 지적장애인 ‘지게꾼’으로 썼다

필리핀에서 이른바 ‘전세계’라는 활동명으로 마약을 유통했던 박왕열 씨가 25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공동취재단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미약사범 박왕열(47)이 지적장애인을 마약 운반책으로 이용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28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생활고에 시달리던 지적장애 남성 A씨에게 필로폰 운반을 맡겼다.

A씨는 2024년 6월 필리핀 마닐라의 한 숙소 로비에서 박왕열의 공범에게서 필로폰 약 1480g을 건네받았다. 이는 1억 4800만원어치로 약 4만 9000명이 한 번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A씨는 이를 국내로 반입, 인천국제공항에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 그 대가로 200만원 가량을 받았다.

A씨는 군 복무 중 지능지수 50 수준의 경도 지적장애와 적응장애 진단을 받은 이력이 있었다. 그는 이 사건으로 기소돼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수사 과정에서는 박왕열이 단순히 국내 유통에 그치지 않고 아프리카, 호주, 미얀마 등지로 마약 유통망을 확장하려 한 정황도 확인됐다.

박왕열은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해 징역 60년형을 선고받고 현지 교도소에 복역하면서도 텔레그램 등을 통해 국내에 다량의 마약을 유통한 혐의로 지난 25일 임시 인도돼 경기북부경찰청의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이 기존에 검거한 박왕열 관련 공범은 판매책 29명, 공급책 10명, 밀반입책 2명, 자금관리책 1명 등 42명이다. 이들은 소화전이나 우편함 등에 마약을 숨겨둔 뒤 구매자에게 위치 정보를 보내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유통 규모는 필로폰 약 4.9㎏, 엑스터시 4500여정, 케타민 2㎏, LSD 19정, 대마 3.99g 등으로, 시가는 약 30억원 상당으로 추산됐다.

경찰은 필리핀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른 ‘임시 인도’ 방식으로 박왕열을 국내로 송환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