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대표, 선출 사흘만 사퇴
계열사 사장단 인적쇄신 신호탄
조직·인사 대대적 변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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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주주총회 모습. [KT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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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윤영 KT 신임 대표 |
경영 ‘올스톱’ 상태였던 KT가 ‘박윤영호’로 새롭게 출발한다. 조직·인사 구조를 완전히 뜯어고치고 계열사까지 대대적인 변화 태풍을 맞았다.
지난해 해킹 사태 수습과 뒤처진 미래 성장 사업을 따라잡기 위한, 박윤영 신임대표의 특단 조치다. ‘정통 KT맨’으로 누구보다 KT의 구조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박 대표는 칼을 빼 들고 ‘제2의 창립’에 맞먹는 쇄신으로 KT 정상화에 총력을 싣는다.
▶조직 슬림화…KT 임원, 계열사 인사도 대폭 물갈이=31일 KT는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제44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박윤영 신임 대표를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박 대표는 세 번째 ‘KT 출신’ 대표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박 대표는 1962년생으로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 한국통신(KT 전신)에 입사해 30여 년간 KT에서 근무한 ICT 분야 전문가로 기업사업부문장 사장, 미래사업개발단장, Convergence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30여년 넘게 KT에 몸담아 내부 사정은 누구보다 정통하다.
KT를 정상궤도로 돌리기 위한 대대적인 쇄신 작업도 시작됐다. 당장 계열사까지 인사 ‘태풍’이 불었다.
KT스카이라이프의 조일 신임 대표이사는 지난 26일 주총에서 선임된 지 사흘 만에 사퇴했다. 업계에선 전 경영진과의 인사 승계 작업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흘 만에 대표를 교체하는 초유의 ‘초강수’를 두면서까지 ‘박윤영호’와 손을 맞출 인사 쇄신에 주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내 조직도 재정비한다. 김영섭 CEO 시절 진행된 구조조정 산물인 ‘토탈영업 TF’를 해체한다.
KT는 지난 2024년 그는 본사 인력 약 5800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당시 KT넷코어, KT피앤엠(P&M) 자회사 설립을 통해 본사 네트워크 관리 부문 직원을 재배치 대상으로 올렸다.
당시 희망퇴직 약 1300명, 자회사 배치 약 2000명 등이 진행됐고, 이를 거부한 토탈영업 TF에는 약 2500명이 배치됐다. 이중 약 200명은 정년퇴직으로 회사를 떠났고, 여전히 약 2300명이 직을 유지하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해 있었던 펨토셀 관리 부실 등 해킹 사태 원인이 무리한 구조조정에 있다고 보고 토탈영업 TF 조직과 소속 인원에 대한 ‘정상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조직도 ‘슬림화’된다. 비대해진 조직과 과도한 임원 규모를 줄여 경영 효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지역별로 통합해 만든 7개 ‘광역본부’는 기능별’ 조직으로 새로 구성한다. 광역본부 역할은 기능별로 나눠 기존 조직 내 커스터머(고객) 부문, 엔터프라이즈 부문, 네트워크 부문 등에 배치된다.
▶해킹 사태 수습…‘AI 등 미래 먹거리 사업’ 속도 시급= 박 신임 대표 앞에 놓인 과제도 산적하다.
박 대표 취임으로 당장 지난해 발생한 해킹 사태 여파를 수습하는데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KT는 위약금 면제 실시 후 30만명 이상의 고객이 이탈했다. 신뢰 회복과 가입자 만회를 위해 총력을 쏟을 때지만 그간 주요 의사 결정이 늦어져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경쟁업체가 사활을 걸고 있는 AI 등 미래 먹거리 사업 역시, 최우선 과제로 놓고 빠르게 기술 추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체된 AI 사업의 수익화 구조 마련이 시급하다. KT의 AI 관련 매출(정보기술 포함)은 2023년 1조원에서 2024년 1조1000억원, 지난해 1조1400억원으로 제자리걸음이다.
박 대표는 AX사업부문, AX미래기술원(CTO) 등을 구심점으로 기업고객(B2B) 중심의 AI 수익화 전략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KT 측은 “박윤영 신임 대표이사의 AX 역량과 성장 전략, 그리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 의지가 KT의 미래 성장을 견인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선 대표이사 선임을 비롯해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사내·사외이사 선임 등 총 9개 의결 안건이 상정됐으며, 모두 원안대로 처리됐다.
KT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추진해 왔으며, 올해 9월까지 약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2027년 정기주주총회부터 주주가 총회 장소에 직접 참석하지 않더라도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주주총회에 참여하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주주총회를 도입할 예정이다.
박세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