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책임 축소 전략 확산…정부 ‘모범 사용자’ 기조와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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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포공항에서 항공기가 착륙하고 있는 모습 [한국공항공사 제공]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한국공항공사 등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들이 ‘노란봉투법’ 시행에 대응해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컨설팅과 연구용역에 수억원대 예산을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기관이 법 취지에 맞는 ‘모범 사용자’ 역할 대신 회피 전략 마련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은 1일 국토부 산하 공기업들이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시행 이후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대응 전략을 마련하면서 컨설팅 및 연구용역에 예산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노란봉투법은 원청의 사용자 책임 범위를 확대해 하청노동자와의 교섭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며, 지난 3월 10일부터 시행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시행 당시 공공기관에 대해 ‘모범적 사용자’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공공기관들이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대응에 집중한 정황이 확인됐다.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한 곳은 한국공항공사다.
공항공사는 관련 연구용역과 컨설팅에 총 2억2000만원을 집행했다.
해당 보고서는 원청이 자회사 노동자의 사용자로 인정될 수 있는 요소를 ‘리스크’로 규정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내부 규정에서 ‘지휘·감독’ 표현을 ‘협의·요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사용자성을 부인할 수 있는 증빙자료 확보, 자회사 인사·징계 등에 대한 개입 부정, 교섭 거부 전략 등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억원이 투입된 보고서의 신뢰성 논란까지 겹치며 예산 낭비 지적도 커지고 있다. 일부 컨설팅 보고서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워터마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항공사는 해당 워터마크가 보고서 제출 당시부터 존재했으며, 용역 수행사가 작성 과정에서 AI를 활용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용자성 지우기’ 움직임은 다른 공공기관으로도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로공사는 약 5000만원을 들여 대응 전략을 수립했고, 인천국제공항공사도 2000만원대 노무 자문을 진행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역시 내부적으로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방향의 대응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정 의원은 “공공기관이 앞장서 법망을 회피하려 한다면 민간기업의 법 준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노란봉투법이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국토부 차원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