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막힌 다주택자 매물 1.2만 가구, 무주택자 내 집 마련 기회될까[부동산360]

대출 취약 ‘세 낀 매물’, 무주택자 매수 기회 열려
주담대 7% 돌파, 복잡한 거래조건 ‘이중장벽’
“전세 매물 감소, 시장 영향 제한적 전망”


오는 17일부터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연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다주택자 급매물 안내문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오는 17일부터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과 규제지역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이에 5월 9일 예정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맞물리면서, 매물 출회 압박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1일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내놓고 다주택자가 소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의 만기연장을 불허한다고 밝혔다. 만기 때 빚을 한꺼번에 갚는 ‘만기일시상환’ 방식으로 대출을 받은 다주택자는 상환 압박을 정면으로 받을 전망이다.

정부는 해당 규제에 해당하는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1만2000가구, 이들의 대출 규모를 2조7000억원 규모로 추산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대출 연장이나 대환에 의존해오던 다주택자의 매각 부담이 커지면 단기적인 매물 증가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다주택자가 집을 파는 경우, 매수자를 고려해 숨 쉴 틈을 줬다. 무주택자가 다주택자가 소유한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사면 토지거래허가제도에 있는 실거주 의무가 유예된다. ‘일시적 갭투자’로 내 집 마련이 가능토록 길을 터 준 것이다.

단 올해 12월 31일까지 토지거래허가신청을 접수하고 허가일로부터 4개월 내 주택을 취득해야 한다. 이 경우 세입자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실거주 의무가 유예된다. 이렇게 되면 최장 2028년 7월 31일까지 실거주 의무가 밀리게 된다.

정부가 세입자가 계약갱신요구권(2+2년)을 쓰는 경우, 오는 7월31일(발표일로부터 4개월 이내)까지 종료되는 임대차계약분까지 대출 만기를 미뤄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기존엔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를 피하는 매물은 실거주 의무 유예 조건이 임대차 계약이 2028년 2월12일까지 종료되는 경우로 한정됐는데, 매수자로선 시간을 더 벌게 됐다.

관건은 다주택자가 내놓은 매물을 시장에서 소화할 지 여부다.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전날 기준 7만7772건으로 연초(5만7000여건) 대비 25% 넘게 늘었다. 반면 거래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집계 기준 2월 말 기준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신규 신청 건수는 4521건으로, 1월 대비 30%가 줄었다.

대출 규제와 높은 수준의 금리가 주택 매수세를 약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데에서 가격대별로 차등 규제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25억원을 넘는 아파트의 주담대 한도가 2억원, 15억원을 넘는 아파트의 한도가 4억원으로 묶였다.

받을 수 있는 대출 규모도 줄었지만, 금리도 올랐다. 지난달 31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42~7.02%에 이른다. 고정금리 상단이 7%를 넘긴 건 202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규제 위에 규제, 예외 위에 예외가 더해지며 거래조건이 복잡해졌다”며 “여러 조건을 맞출 수 있는 매도자와 매수자를 찾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규제대상과 내용이 다주택자,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한정적이라 전체 시장 전반에 변화가 나타나긴 어렵다”며 “오히려 세입자에게는 임대 매물 감소, 가격 변동성 확대가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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