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업무 스트레스로 사망” 소송
법원 “보훈보상 대상자로 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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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정기감사를 준비하며 이틀 연속 밤샘 근무를 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예비군 동대장을 보훈보상 대상자로 결정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사망한 점이 인정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행정1단독 정수경 부장판사는 A씨의 유족이 경기북부 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지난달 11일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A씨를 보훈보상 대상자로 결정하지 않은 보훈지청장의 결정이 위법하다며 이를 취소했다. 소송비용도 보훈지청장 측에서 부담하도록 했다.
시간은 지난 2022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20여년간 육군에서 장교로 복무한 A씨는 2021년 군무원으로 임용됐다. 예비군 동대장을 맡아 첫 예비군 10월 정기감사를 앞두고 있었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당시 A씨는 업무상 스트레스가 극심했다. 전임자가 사단 내 최우수 예비군 동대로 만들어 둔 상황이라 부담감이 심했다. 본인의 완벽한 일 처리 성향도 압박으로 다가왔다.
감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A씨는 이틀 연속 퇴근 없이 밤샘근무를 했다. 1년 간 복용했던 항우울제 약도 집에 가지 못하는 바람에 복용하지 못했다. 결국 A씨는 “업무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유족은 A씨를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 대상자로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경기북부 보훈지청장은 2024년 3월 A씨가 보훈보상 대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보훈보상 대상자는 직무 수행 중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군인, 경찰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보상금 및 의료·교육 지원 등이 제공된다.
유족은 지난 2024년 6월 보훈지청장의 결정에 대해 불복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유족 측은 “A씨는 예비군 동대장 업무수행 과정에서 이틀 간 수면이 박탈되는 등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사망한 것”이라며 “A씨는 보훈보상 대상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1심 법원은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A씨는 극단적 선택하기 직전까지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으로 우울 증세가 악화하면서 사망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여기에 A씨의 세심하고 완벽한 일처리 성향, 개인적 성격의 취약성이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다르게 판단할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근거에 대해 1심은 “A씨는 전역 후 예비군 동대장으로서 새로운 업무를 맡으며 가족과 떨어져 지내게 됐다”며 “당시 우울 증세, 수면장애 등 병명으로 치료를 받아왔다”고 살폈다. 이어 “당시 주변인에게 업무 스트레스로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A씨는 감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틀 퇴근 없이 밤샘근무를 했다”며 “A씨를 조사한 군검찰도 ‘처음 접해 보는 예비군 관련 업무에 대한 생소함과 감사에 대한 부담감으로 우울증 현상이 단기간 내 증폭되면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1심은 “진료기록 감정의도 ‘업무 스트레스가 누적된 상황에서 정기 감사가 임박하자 선행된 우울 증상이 심리적 압박과 더불어 극대화하면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란 의견을 냈다”며 유족 측 승소로 판단했다.
이 판결은 지난 4일 확정됐다. 1심 판결에 대해 보훈지청장 측에서 항소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