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KRWQ 선물 상징적…결제 넘어 자본시장 확장”

스테이블코인 제도설계 과제 세미나
‘입법 공백’ 속 美 발빠른 행보 지적
해외선 이미 원화 헤지용으로 활용


민병덕(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규진 타이거리서치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 제도 설계를 위한 과제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경예은 기자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이 지연되는 가운데 미국 디지털자산거래소에서 선제적으로 국외 발행 원화스테이블코인 기반 무기한 선물 상품을 출시한 것에 대해 정치권과 업계에서 국내 논의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 제도 설계를 위한 과제 세미나’에서 “최근 놀라운 일이 있었다”며 “월가의 대표적 기관인 시타델 증권이 참여한 디지털자산 거래소 EDXM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KRWQ 기반 무기한 선물상품 출시 사례는 매우 상징적”이라고 밝혔다. <본지 3월 31일자 19면 참조>

KRWQ는 케이맨제도 소재 브레인파워랩스가 지난해 10월 역외에서 발행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다. 미국 EDX마켓의 글로벌 법인 EDXM인터내셔널은 KRWQ와 USDC를 활용해 원화를 추종하는 무기한선물(perpetual futures) 출시를 추진 중이다.

민 의원은 “스테이블코인 금융시장은 이미 열렸고 현실의 금융 인프라로 작동하고 있다”며 “이 흐름은 거래와 결제를 넘어 파생상품과 자본시장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한 국가의 통화가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이 국가 전략의 영역이 된 변화 속에서 도입 여부가 아닌 어떻게 활용하고 경쟁력을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또 “경쟁의 핵심은 발행이 아니라 유통과 반복되는 실사용”이라고 강조했다.

김규진 타이거리서치 대표도 이날 KRWQ를 언급했다. 김 대표는 “국내의 척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외 또는 기술검증(PoC) 형태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나오고 있다”며 “국외에서 발행한 KRWQ는 일일 거래량 10억원을 기록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KRWQ는 단순히 해외에서 발행된 상품에 그치지 않고 실제 시장에서 원화 익스포저를 조정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는 “국외 사업자들이 한국 주식에 투자할 때 원화 헤지 수단으로 KRWQ를 활용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특히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국내 증시 흐름이 좋다 보니 코스피·코스닥 투자에 관심을 보인 해외 투자자들이 적지 않았고 이들이 가장 우려한 것은 원화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KRWQ에 대한 숏이나 롱 포지션을 통해 환헤지를 시도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전했다. 국내 제도화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해외 금융시장에서 원화 기반 디지털자산의 활용 가능성이 드러난 셈이다.

이 같은 사례는 KRWQ 발행사 측 주장과도 맞닿아 있다. 앞서 데이브 신 KRWQ 프로젝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채택 가능성이 큰 영역은 외환 트레이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원화는 역외 이동이 어려워 이미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 큰 거래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데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더 저렴하고 빠르게 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DXM 측도 KRWQ 무기한선물의 1년 내 하루 평균 거래대금 목표를 5억달러로 제시, 거래비용도 기존 NDF보다 50~75% 정도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김 대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가능성이 드러났음에도 법 제정이 지연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약 480조원 규모의 시장을 이루고 있음에도 그중 대한민국 또는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도 채 되지 않는다”며 “달러는 페라리를 타고 가는데 우리는 아직 도로 공사를 누가 맡을지, 톨게이트 운영은 누가 하는 게 맞을지를 논의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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