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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경.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공]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이 전방위로 확산 중이다. 석유화학 제품인 나프타(Naphtha) 수급 불균형은 의약품 포장재와 용기뿐만 아니라 원료의약품 생산 체계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나프타 수급 차질은 단순한 물류 적체를 넘어 의약품의 ‘심장’인 원료와 ‘외피’인 포장재 생산의 동시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당국을 중심으로 제약·바이오 업계와 보건 의약 단체들이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현재 제약업계는 약가 인하와 고환율에 이어 중동 리스크까지 겹친 ‘삼중고’를 겪고 있다. 제약 공정에서 나프타는 대체 불가능한 기초 원자재로, 이를 분해해 얻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은 플라스틱 용기, 수액 백, 알약 포장재(블리스터) 등의 주원료가 된다.
업계는 나프타 수급 불안정으로 당장 피해가 현실화된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다만 국제 정세를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만큼, 상황 장기화 시나리오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당장 수급 마비 상황은 아니나,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 원가 상승과 원료 확보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정부와 실시간으로 재고 상황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원료의약품(API) 합성이 최대 고비로 꼽힌다. 나프타 추출 유기화학 물질들은 약리 성분 합성 과정에서 필수 용매나 전구체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공급망 경색이 심화되면 원료약의 국산화 생산 비용은 물론 해외 수입 원가까지 동시 폭등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9일 ‘중동전쟁 비상대응본부’를 설치하고 대응에 나섰다. 이재국 부회장이 본부장을 맡은 대응본부는 종합상황반, 대외협력반, 현장소통반 등 세 개 분과로 운영된다. 이들은 매주 대책회의를 열어 수입·생산 현황을 점검하고 회원사 애로사항을 취합해 정부와 공동 대응할 방침이다.
보건의약계의 움직임도 긴박하다. 대한의사협회는 박명하 상근부회장을 팀장으로 하는 즉시대응팀을 구성해 의료 현장 수급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의협은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진료 현장의 혼란을 방지하고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부 역시 전방위 지원책을 가동했다. 보건복지부는 12개 보건의약단체와 함께 ‘의료제품 수급안정 협력 선언식’을 갖고 집중 관리 품목을 선정했다. 현재 수액제 포장재, 주사기 등 6개 제품과 멸균포장재, 약통 등 현장 수요가 높은 소모품들이 일일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정부는 공급망 병목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환율 상승분을 반영한 치료재료 건강보험 수가 상향 조정을 추진해 의약계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복합 위기 상황에서 신속한 대응 체계를 구축해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을 도모하고 산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