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소 유가급등에 ‘직격탄’ “영업하기 힘들어 폐업 고민”

나프타 상승에 세탁비 줄인상
소비위축도 겹쳐 줄폐업 위기


“해가 갈수록 적자라 그만둘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지난 9일 오후 4시께 찾은 서울 마포구 세탁소. 점주 정헌춘(71) 씨의 얼굴에는 깊은 근심이 서려 있었다. 중동발(發) 유가 급등이 세탁소 영업에 직격탄이 됐다. 드라이클리닝에 필요한 석유 용제 가격이 크게 오르며 원가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다.

23년 동안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는 정 씨는 “기름 가격이 한 통이 2만8000원에서 6만원까지 올랐다. 한번에 너무 많이 올라 적자가 크다”며 “심지어 기름 회사에서 기름이 없다고 못 준다고 해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세탁소 점주 성윤모(54) 씨도 “기름이 한 통에 5만원이 넘었고, 비닐 커버도 1000장에 5만원으로 올랐다”며 “9000원 받던 정장 바지 세탁비를 최근 1만2000원으로 올렸다”고 했다. 45년 동안 세탁소를 운영한 점주 A씨도 “옷걸이까지 안 오른 게 없다”며 “점점 더 영업하기 힘들어진다”고 토로했다.

세탁 프랜차이즈들은 아직 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았지만, 원가 부담이 지속될 경우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문제는 유가 상승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피넷에 따르면 9일 기준 휘발유는 ℓ당 1984원으로 전일 대비 7.19% 올랐다. 경유도 1977원으로 하루 만에 8.22% 상승했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가 부과될 경우 국내 기름값이 약 0.5% 인상될 것으로 분석했다.

나프타(납사) 부족으로 인한 업계 전반의 우려도 크다. 비닐이나 포장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프타가 필수적이다. 나프타 전체 물량의 35%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들어오는데, 이를 이란이 봉쇄하고 있어 공급 차질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2월 신사복 상하의 드라이클리닝 가격은 1만846원으로 전년 동월(9692원) 대비 11.9% 상승했다. 3월 세탁 소비자물가지수도 140.43(2020=100)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올랐다. 박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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