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7000만원→700만원’ 몰락한 상가, 임대료 단체교섭 카드에 침체 우려 커져[부동산360]

1분기 상가거래 약 7000건…전년비 42%↓
경남, 제주 등 상가 투자수익률 1%대 불과
“상가는 주택과 달라…수급 무너질 우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가게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지난 1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수산물타운에 있는 한 상가 매물은 10회차 매각 기일만에 감정가(1억7100만원) 대비 95% 이상 내린 70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시장은 사실상 자금회수의 마지노선과도 같은 곳인데 단 5%만 겨우 남긴 셈이다.

한때 임대 수익과 시세 차익으로 노후를 위한 투자처로 여겨졌던 상가가 몰락하고 있다. 이 가운데 소상공인연합회가 ‘임대료 단체 교섭’ 도입을 제안하면서, 상가 투자에 나섰던 이들의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일 소상공인연합회는 입장문을 내고 ‘임대료 단체 교섭’을 도입을 제안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제안한 ‘임대료 단체 교섭’은 개별 임차인이 아닌 상인들이 단체를 구성해 건물주와 임대료를 협상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민주노총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소상공인의 집단교섭권 및 단결권은 허용해야 한다”라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온라인 쇼핑 확대에 따라 오프라인 상권이 침체되면서, 수익성 악화를 겪는 상가 임대인이 적지 않단 점이다.

부동산R114 RC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국 상가 거래량은 6995건으로 지난해 동기(1만2031건) 대비 약42% 급감했다. 저금리 기조 속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1년 10만7703건에 달했던 연간 상가거래량은 이후 2023년(5만8741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후 2024년(6만325건)으로 소폭 반등했으나 지난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고물가, 불황에 따른 상의 미래 수익성 기대 자체가 크게 위축되면서 업계에서는 직접 창업 가능성을 염두에 둔 ‘출구 전략’을 마련하고 투자에 나서라고 권고할 정도”라며 “올해도 상가 시장은 거래절벽 기조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매로 내몰리는 경우도 늘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진행된 서울 상가의 경매 건수는 3140건으로 2023년(1530건)의 배 이상으로 늘었다. 매각가율은 같은 기간 78.9%에서 65.3%로 내렸다.

비수도권의 경우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비수도권 상가의 경매 건수는 1만9514건으로 2년 전(9742건) 대비 9772건 늘었다. 같은 기간 매각가율은 58.5%에서 47.9%로 감소했다. 지난해 매각률은 16.5% 수준으로 경매 매물 10건 중 8건 이상이 주인을 만나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건 이미 임대 수익이 적기 때문이다. 일부 비수도권 지역의 상가들은 은행예금 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소규모상가의 연간 투자수익률은 지난해 2.83%(전국)로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4.62%)보다 1.8%p(포인트) 가까이 낮다. ▷경남 1.2% ▷제주 1.35% ▷울산 1.54% ▷전남 1.72% ▷대구 1.81% 등은 기준 금리(2.5%)보다 낮은 연간 투자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집합상가의 경우 지난해 세종이 -0.89%의 연간 투자수익률을 보이며 소유주의 부담이 눈에 띄게 커졌다. 서울을 제외하고 전국 전 집합상가의 연 투자수익률은 2020년(5.4%) 대비 감소했다. 전국 기준으로는 4.28%로 서울(6.33%)과 세종의 격차가 7%를 넘었다.

임대료가 하향 조정되는 현상도 지역에 따라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상가 임대가격지수는 중대형, 소규모, 집합 등 모든 유형에서 역성장했다.

때문에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선 임대료 단체교섭이 진행될 경우, 임대인의 협상력이 과도하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을 통해 계약갱신의 10년 보장, 임대료 인상 제한이 보장되는데 단체 교섭까지 더해질 경우 거래가 지금보다 더 위축되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상업용 부동산은 필수재인 주택과 다른 민간의 영역”이라며 “임대인의 협상력 제한은 자칫 시장 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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