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변동에 정유사 손익 출렁일 듯
손실보전 협의 본격화 전 계산 분주
석화 구조재편 지연 속 압박 재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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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미국과 이란 간 2차 종전 협상 가능성이 급부상하면서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동 리스크가 촉발한 원유 수급 불안과 비용 급등의 직격탄을 맞았던 만큼, 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손실 규모와 내부 대응 단계가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협상 지연이나 재출동 가능성 등 변수도 남아 있어 업계 전반에는 기대와 경계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말까지 이란과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비즈니스와 한 인터뷰에서도 “내 생각엔 (전쟁이) 거의 끝나가는 것 같다. 그것이 종료되는 상태에 아주 근접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뉴욕포스트와 ABC에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곧 이란과 종전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유업계는 2차 협상이 실제 종전으로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 안정에 따른 변동성 대응이 최우선이라 보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과 제품 가격 상승으로 1분기에는 외형상 ‘깜짝 실적’을 낼 것이 유력하지만, 일각의 횡재세 논의가 다시 불거질 수 있어 우려 중이며 어차피 유가 하락 시 고스란히 반납할 장부상 이익이란 설명이다. 또한 빠른 종전 시 현재 배럴당 140달러대까지 주고 샀던 원유는 한국에 도착하기도 전에 즉각 평가손실로 돌변한다. 그러나 이같은 실적 변동성에도 상황이 빠르게 정리돼야 하반기 변동성 관리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각사는 석유 최고 가격제 시행에 따른 손실 규모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정이 관련 손실을 보전하는 사업을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손실 보전 기준이 모호하며, 보전을 받으려 구체적인 손실액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각 기업의 원가 구조와 공급가 책정 방식 등이 노출되는 점도 부담이란 설명이다. 각사 간 상황 공유도 담합 의혹이 있을 수 있어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각 사가 회계법인을 통해 손실 규모를 산정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정부와 조정하는 절차를 거칠 것으로 본다”며 “구체적인 지원 기준과 방식이 제시되지 않아 피해액의 어느정도를 보전받을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가동률 조정에도 부담이 있는 상황이라 하루빨리 국면이 정리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업계의 오랜 숙제인 원유 도입선 다변화 필요성을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정 지역 의존도가 높은 수입 구조가 반복적으로 리스크로 작용해온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공급망 안정성 확보가 필수란 분석이다.
석유화학 업계 역시 협상 추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시작한 구조재편 속도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업계는 그간 글로벌 공급과잉과 수익성 악화로 구조조정 압박을 받아왔는데, 최근 중동 사태가 터지며 정책 대응 기조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당초 정부가 1분기 내 구조재편 방향을 제시하라고 압박한 가운데, 여수산단 2개사와 울산산단 3개사는 감산 규모와 자산가치 등을 두고 여전히 논의 중이다.
현재 각 기업과 정부 간 협의도 이어지고 있지만, 이미 산업부가 못박은 데드라인을 넘긴 상황에서 전쟁 여파까지 겹치며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미 자구안을 마련한 일부 기업들 사이에서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안을 낸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 부담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정책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석유화학 산업 구조를 바꾸기 위한 이른바 ‘석유화학 특별법’ 시행령이 의결되며 다음주부터 시행돼, 사업 재편을 둘러싼 압박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특별법 통과에 이어 구체적인 규제 완화와 지원 방안을 담은 시행령까지 마련하며 석유화학 산업 재편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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