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요건 폐지땐 아리팍 양도세 6억 더내야”

고가주택 양도세 시뮬레이션
압구정 신현대 3.5억→11.9억
거래 위축·매물 잠김 우려 확산
여당 부인에도 점진적 폐지 가능성



최근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대 40%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특공제 보유 요건이 폐지될 시 서울 고가주택의 세 부담은 서너배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통령이 비거주 장기보유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만큼, ‘거주(최대 40%)’와 ‘보유(최대 40%)’ 공제가 통합된 현행 장특공제 체계에서 보유 요건을 점진적으로 폐지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21일 헤럴드경제가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에게 의뢰한 시뮬레이션 결과, 서울 용산구 ‘서빙고 신동아아파트’ 95㎡(전용면적)를 지난 2014년 7억8000만원에 매수해 보유 및 거주하다가 37억원(KB시세)에 매도하면 현행 양도세는 1억4399만원이다. 이는 장특공제를 적용받은 세액인데 만약 보유 요건이 폐지된다고 가정하면 양도세는 5억2120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행 소득세법상 1가구 1주택은 12억원 초과 주택을 매도할 때 10년간 보유 및 거주하면 양도차익의 최대 80%를 공제받을 수 있다. 거주기간(2~10년 이상)과 보유기간(3~10년 이상)에 따라 각각 차등적으로 공제율이 적용된다.

그러나 연초부터 장특공제 개편 가능성을 예고한 이 대통령이 최근에는 장특공제의 점진적 폐지를 재언급하며 보유 요건 축소는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거주할 것도 아니면서 돈 벌기 위해 사둔 주택값이 올라 번 돈에 당연히 낼 세금인데, 오래 소유했다는 이유로 왜 대폭 깎아줘야 하나”라며 “공제 폐지를 하되 6개월은 시행유예, 다음 6개월간은 절반만 폐지, 1년 후에는 전부 폐지 이런 식으로 빨리 파는 사람이 이익이 되게 하면 매물 잠김이 아니라 매물 유도가 될 것”이라고 했다.

만약 보유 요건이 폐지되면 서빙고 신동아 사례와 더불어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용산구 등 고가주택 밀집지역 소유주들의 양도세는 큰 폭으로 뛰게 된다.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84㎡를 2016년 18억원에 매수해 10년간 보유·거주하고 56억5000만원에 매도한다면 양도세는 2억3950만원에서 8억2682만원으로 6억원 가까이 증가한다.

국회에선 범여권인 윤종오 진보당 의원이 장특공제를 전면 폐지하고, 3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양도하는 모든 개인의 세금 감면 한도를 평생 2억원으로 축소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이 안이 시행될 경우, 앞서 밝힌 아크로리버파크의 양도세는 12억722만원으로 현행 체계보다 10억원이 더 는다.

최근 10년 간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한 다른 고가 아파트 단지도 마찬가지다. 강남구 ‘압구정 신현대아파트’ 108㎡를 2015년 15억원에 사들여 지금까지 보유·거주하고 67억원에 판다면 양도세는 3억5373만원에서 11억9402만원으로 8억원 넘게 늘어난다. 윤 의원안 적용 시엔 양도세만 20억3921만원에 달한다.

현재 시세가 100억대인 용산구 ‘한남더힐’ 206㎡를 지난 2016년 34억원에 매수해 10년 보유·거주한 뒤 110억5000만원에 매도하면 양도세는 6억133만원에서 19억5154만원으로, 윤 의원 안대로면 30억8175만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이 같은 세 부담 급증을 의식하였기 때문인지, 윤 의원이 발의한 해당 법안과 관련해 “실거주자에 대한 장특공제를 어떻게 완전히 폐지하느냐”며 선을 긋는 모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보유 공제만 점진적으로 폐지하는 장특공제 개편만으로도 시장 거래를 장기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주택자가 자신의 집을 팔고 다른 집을 사서 이사가는 경우는 대부분 지금보다 좋은 집으로 갈아타는 것인데 장특공제가 폐지되면 양도세 부담으로 그런 갈아타기가 어려워진다”며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팔면 똑같은 집을 못산다’는 인식으로 매물이 잠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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