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강 훈풍에 판 흔들…지분·가격 놓고 이견
포스코 글로벌 진출 ‘마지막 퍼즐’
가격·조건 주도권 노림수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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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인화(왼쪽) 포스코그룹 회장과 로렌코 곤칼베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최고경영자(CEO)가 기념 사진을 촬영 중이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제공] |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포스코의 미국 시장 진출 전략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협력 대상으로 거론돼온 미국 2위 철강사 클리블랜드-클리프스가 최근 “더 이상 (협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히면서 협력안에 대한 양사 간 온도차가 벌어지는 모양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루렌소 곤칼베스 클리프스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철강 가격이 개선되고 미국 자동차 산업 수요도 회복되면서 회사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이번 거래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더 이상 서두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클리프스는 그간 재무적 부담과 업황 불확실성 속에서 돌파구 마련을 위해 포스코와의 협력 가능성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미국 철강 가격 상승과 완성차 수요 회복으로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면서, 외부 파트너십에 대한 절박성이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클리프스는 올해 1분기 매출은 49억달러(7조3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하며 개선 흐름을 나타냈고, 순손실은 2억2900만달러로 여전히 적자를 기록했지만 전년 및 직전 분기 대비 손실 폭을 줄였다. 이는 미국 철강 가격 상승과 자동차·가전 업계를 중심으로 한 수요 회복이 맞물린 결과로, 업계에서는 사실상 ‘턴어라운드 초입’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곤칼베스 CEO는 “현재 수주 물량이 꽉 차 있다”며 “자동차와 가전 고객들이 알루미늄 대신 철강 제품으로 전환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와 운송 비용이 상승하면서 다른 지역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미국 철강업체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무역 규제가 효과를 내고 있다”며 “국내 공급망은 더 강해졌고, 공장 가동률도 안정적으로 올라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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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9월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그룹과 미국 철강사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간 전략적 파트너십 업무협약(MOU)에 참석한 신성원(왼쪽 다섯번째) 포스코 경영기획본부장과 셀소 곤칼베스(왼쪽 여섯번째)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양사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제공] |
다만 포스코와의 협상 자체가 중단된 것은 아니다. 곤칼베스 CEO는 “포스코와의 논의는 여전히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며 “2분기 또는 그 이후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 불안과 그 여파로 한국 측 상황이 영향을 받으면서 협상 일정이 일부 지연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양사는 구체적인 협력 구조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성사될 경우 포스코의 미국 고객 기반 확대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철강 수입 규제 강화로 현지 생산 및 파트너십 필요성이 커진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클리프스의 태도 변화에 포스코 셈법도 한층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포스코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완결형 현지화 전략’을 본격 추진하며 미국·인도 등 주요 거점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에서는 20일(현지시간) JSW스틸과의 합작을 통해 연산 600만톤 규모 일관제철소 건설을 공식화하며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고,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 역시 현대제철과의 지분 투자 방식으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남은 과제는 클리프스와의 협력이다. 양사는 지난해 9월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포스코는 이를 통해 미국 내 생산·공급망을 직접 확보하고 관세 장벽을 우회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지만, 지분을 어느 수준에서, 어떤 가격에 인수할지를 두고 양측의 눈높이가 엇갈리며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화 전략은 포스코만의 움직임이 아니다. 글로벌 철강업체들 역시 미국 시장을 겨냥한 ‘현지화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제철은 지난해 약 141억달러(약 19조4000억원)를 투입해 US스틸을 인수한 데 이어, 추가로 40억달러(6조원)를 투자해 미국 내 전기로 제철소를 신설하기로 했다. 연간 300만톤 규모 생산 능력을 갖춘 이 공장은 2029년 가동을 목표로 하며, 기존 고로 대비 탄소 배출이 적고 효율성이 높은 친환경 설비로 구축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클리프스의 이번 발언을 협상 전략 차원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클리프스가 시장 회복을 근거로 ‘여유’를 강조하면서 협상에서 가격 및 조건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클리프스 입장에서는 급할 것이 없다는 메시지를 통해 협상 주도권을 쥐려는 측면도 있다”며 “결국 조건 싸움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