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가사노동 연 1646만원…男의 2.7배 ‘격차는 줄었다’

가사노동 총가치 582조·GDP 23%…외주화·가전 발달에 비중은 하락
남성 참여 늘며 격차 3.2→2.7배 축소…1인 가구·반려동식물 돌봄 급증


[국가데이터처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무급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가 연간 582조원 규모로 평가되며 국내총생산(GDP)의 약 2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와 남성의 가사 참여 증가로 성별 격차는 줄었지만, 여전히 여성의 가사노동 가치가 남성의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9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가계생산위성계정(무급 가사노동 가치 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무급 가사노동의 총 가치는 582조4000억원으로 2019년 대비 20.0% 증가했다. 이는 명목 GDP 대비 22.8% 수준이다.

가계생산위성계정은 음식 준비, 청소, 돌봄 등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가사노동을 화폐가치로 환산한 지표다. 가사노동 시간과 참여 인구, 대체임금을 곱해 산출한다.

1인당 기준으로 보면 가사노동 가치는 연간 1125만원으로 5년 새 20% 늘었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137분에서 132분으로 줄었지만, 가사노동 인구 증가와 시간당 임금 상승이 전체 가치 상승을 이끌었다.

다만 GDP 대비 비중은 2019년 23.8%에서 1.0%포인트 감소했다. 배달 서비스 확대 등 가사노동의 ‘시장화’와 건조기·의류관리기 등 가전제품 발달로 실제 노동 시간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성별 격차는 여전히 뚜렷했다. 여성 1인의 가사노동 가치는 1646만원으로 남성(605만원)의 2.7배 수준이었다. 5년 전 3.2배와 비교하면 격차는 줄었지만, 구조적 차이는 유지된 셈이다.

격차 축소는 남성의 가사 참여 증가가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남성의 1인당 가사노동 가치는 5년 전보다 35.7% 증가해 여성 증가율(14.9%)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미혼 남성은 68.7%, 기혼 남성은 28.9% 증가하며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전체 가사노동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23.8%에서 26.9%로 확대됐다.

가사노동의 내용도 변화했다. ‘가정관리’ 영역이 25.8% 증가한 가운데, 반려동물·식물 돌봄은 60.4% 급증했다. 반면 미성년자 돌봄은 1.8% 감소했고, 성인 돌봄은 20.8% 늘었다. 저출산과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 변화가 반영된 결과다.

특히 1인 가구의 가사노동 가치는 5년 새 66.2% 증가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혼인 지연과 비혼 증가로 가구 구조가 변화하면서 개인 단위 가사노동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세종시 증가율이 42.3%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미성년 인구가 증가하며 돌봄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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