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관 “한·일·필리핀 ‘킬웹’으로 억지력 강화”

日매체서 우주·사이버상 군사연계 구상…“북·중·러 위협 상황 대비 훈련”
“美동맹국들 전장 하나로 묶어…이들 연결하면 군사적 강점 커져”

지난 14일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에서 실시된 한미연합 도하훈련에서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일본·필리핀이 유사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합동 작전에 나서는 ‘킬 웹(Kill Web)’ 구상을 제시했다고 일본 영자지 재팬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재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북한·중국·러시아로부터 고조되는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일본, 필리핀의 군사 역량을 다층적으로 연계하는 킬 웹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구상이 육상·해상·공중 등 전통적 작전 영역을 넘어 우주, 사이버, 전자기 영역까지 포함하는 통합 네트워크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위성 기반 센서가 북한이나 중국, 러시아의 공격 징후를 포착하면, 한국·일본·필리핀 가운데 한 국가의 지상 레이더가 이를 추적하고 다른 국가가 즉각 대응에 나서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서는 위성, 드론, 병력 등 다양한 센서가 항공기, 함정, 미사일 시스템 등 타격 수단에 실시간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현대전에서 사이버와 전자기 영역이 전투 이전 단계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며, 역내 군사 도발 억지력과 공동 대응 체계 강화를 강조했다.

재팬타임스는 이 같은 구상이 미국 국방부의 동아시아 전략 인식 변화와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한반도를 북한 억제에 국한된 독립 전장이 아니라, 일본에서 보르네오섬까지 이어지는 ‘제1도련선’ 전역을 아우르는 광역 방어망의 핵심 허브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 일본, 필리핀 등 미국 동맹국들이 누구도 고립돼 존재할 수 없다며 “이들을 연결하면 적대 세력이 대비할 수 있는 단일 축이 없어지면서 군사적 강점이 커진다”라고도 말했다.

재팬타임스는 미국의 킬 웹 구상을 현실화하려면 정보 공유 확대와 역내 미군 장비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한일이 군사 협력에 대해 정치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점, 일본이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 등장 이후 ‘전쟁 가능 국가’로 보폭을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 평화헌법이 건재한 상황에서 적극적인 전투 참여가 어려운 점은 한계로 지목됐다.

브런슨 사령관은 주일미군과 자위대 간 협력이 이미 긴밀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제도화돼야 한다며 다카이치 내각이 추진하는 방위력 강화 및 자위대 헌법 명기 움직임에 힘을 싣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해 11월 주한미군사령부 홈페이지에 주한미군 교육용으로 사용되는 남북이 뒤집힌 동아시아 지도를 올려 한국, 일본, 필리핀 3국의 전략적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거꾸로 된 동아시아 지도가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통찰은 한국, 일본, 필리핀을 연결하는 ‘전략적 삼각형’의 존재라며 “전략적 삼각 개념은 전통적인 양자 동맹구조를 넘어 3자의 계획 논의를 위한 유용한 협력 틀(framework)을 제공한다”고 언급했다.

Print Friendly